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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카디프가 이번엔 1위로 깔끔하게 EPL 입성을 확정 지었다. 같은 동네의 스완지가 먼저 승격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걸 보면서 배가 많이 아팠을 이 팀의 속사정과 2부리그로 향해 승격을 이끈 김보경의 활약에 상당한 관심이 쏠린 게 사실. 하지만 EPL 첫 경기에 나선 그들은 지나치게 얼어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살짝 풀리는 느낌은 줬으나, 결국 웨스트햄 원정에서의 2-0 패배까지 막아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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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으로도 아쉬움이 컸다. 메델-군나르손의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에서 제대로 된 볼 배급에 실패했을 때, 카디프는 웨스트햄 진영으로 넘어가 정상적으로 볼을 점유하며 상대를 공략해낼 수가 없다. 위팅엄이 배치된 왼쪽 날개는 사실상 꺾여있었고, 종적인 움직임에 횡적인 이동까지 보인 벨라미도 활동량 대비 번뜩이는 장면을 연출하진 못했다. 상황이 이러했을 때, 그나마 상대 골문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건 김보경의 역습. 뒤로 밀려난 팀 사정 속, 본인의 스피드를 살린 공격 전환에 과감하게 슈팅으로 연결한 장면은 얼어있던 카디프에 큰 위로였다. 그 외에도 이 선수는 폭넓게 움직이며 파울을 유도해 상대 허리에 부담을 주었고, 빈 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주며 지속적으로 팀의 공격을 북돋았다.
카디프로선 '뜨거운 감격'과 '차가운 현실'을 동시에 마주한 경기였다. 평소보다 높고 넓은 무대에 올라섰는데, 호흡이 안 터져 정신도 못 차리는 동안 초반부터 골까지 얻어맞아 꼬일 대로 꼬였다. 많은 걸 욕심내기보다 EPL이란 무대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 때. 경직된 플레이가 '얼음 땡!'하고 봄날 눈 녹듯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김보경의 플레이가 어떤 식으로 얼어있는 그들을 녹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