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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현지인터뷰]박지성 "에인트호벤에서 마무리할 상황 아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8-19 08:03


◇박지성이 18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의 데에드강 훈련장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하는 모습. 에인트호벤(네덜란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PSV에인트호벤에 복귀한 박지성(32)의 생활은 과연 어떨까.

박지성은 팀 합류 후 몸 만들기에 주력했다. 다리 근육 부상으로 2경기를 쉬었다. 2005년 에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를 종횡무진 했던 박지성이 친정팀에서 다시 부활할 지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조선은 19일(한국시각) 에인트호벤 팀 훈련장인 데에드강에서 박지성과 만났다. 8년 만에 에인트호벤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은 차분하게 부활을 준비 중이다.

컨디션 회복, 그라운드에 경험 쏟아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컨디션 회복 여부다. 박지성은 "거의 회복이 된 상태"라고 밝혔다. 에르네스트 파베르 에인트호벤 수석코치는 18일 고어헤드전을 마친 뒤 "박지성이 훈련에 복귀하기는 하지만, 21일 AC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 하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날 훈련에서도 회복조에서 간단하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박지성을 임대한 에인트호벤의 분위기는 상종가다. 홈 2연전에서 8득점 무실점 했다. 2경기 모두 현장에서 관전한 박지성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발전 가능성이 많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에인트호벤이 박지성을 원한 가장 큰 이유는 경험이었다. 현역시절 에인트호벤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필립 코쿠 감독은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 했던 박지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동행을 제안했다. 박지성의 성실함을 믿었다. 더불어 에인트호벤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맨유, QPR에서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경험한 박지성의 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얻은 선배들과의 경험 탓에 (코쿠 감독에) 크게 어색함은 없다"며 "(에인트호벤에) 오기 전부터 감독에게 '팀에 어린 선수 많기 때문에 너의 경험이 많은 도움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내 모습을 보고 도움을 받는다면 좋은 일일 것"이라며 "어떤 포지션을 부여 받더라도 딱히 구애 받지 않는다"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에 대해서도 "특별한 것은 없다"고 웃으며 "주장도 있고, 나 만큼 경험 많은 선수들도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내 임무에 충실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8년 세월, 에인트호벤 사랑은 여전

박지성이 에인트호벤에 돌아온 것은 8년 만이다. 2005년을 끝으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전화를 받고 맨체스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구 21만명의 소도시 에인트호벤은 세계적 전자기업과 축구를 빼면 조용한 시골마을과 같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위송빠르크(박지성의 네덜란드식 발음)'를 기억하고 있다. 지난 2경기서 박지성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쳐지자 에인트호벤 팬들은 '박지성송'을 부르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박지성은 "(박지성송)은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다. 당시의 활약을 기억해주고 있고, 복귀를 반겨주니 기쁠 따름"이라고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박지성이나 에인트호벤 모두 8년 전과는 여러모로 달라졌다. 팀 내 막내였던 박지성은 이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팀의 고참급 선수가 됐다. 에인트호벤에서의 낮선 유럽 생활도 8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고향처럼 푸근해졌다. 영국 런던에서 에인트호벤으로 이사 준비에 한창인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에서) 예전에 살던 집은 아니고, 다른 집으로 가게 됐다"고 웃으며 "도시가 약간 바뀌긴 했으나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다. 경기장이나 훈련장 모두 그대로다. 런던에서 가져온 차로 출퇴근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예전에 에인트호벤에서 뛸 때 계셨던 교민 분들이 몇 분 남아 계신다. 팀에 돌아온 뒤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에인트호벤은 종착점 아닌 기착지

1년 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온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에게 힐링의 무대다. 신선한 에너지가 가득한 에인트호벤에서 산소탱크가 힘차게 작동하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지성의 승부사 기질도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에인트호벤은 항상 에레디비지에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팀의 우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나는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은퇴 앞두고 있는 만큼 부상 없이 한 시즌 보내는데 주력하고 싶다." 에인트호벤이 박지성의 축구인생 종착점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박지성은 "QPR과 2015년까지 계약되어 있다. 여기서 마무리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다. 여기서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지성은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캡틴'의 짐을 내려 놓았다. 여전히 향수가 남아 있다. 위기를 논할 때마다 박지성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7월 출범한 홍명보호는 4경기 동안 3무1패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박지성에게 홍명보호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물었다. 박지성은 '인내'를 강조했다.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본선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팀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다면 충분히 기대만큼의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가졌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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