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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은 인구 21만명의 소도시다.
8년의 시간이 흘렀다. 박지성 만큼 에인트호벤도 달라졌다. 현역시절 박지성과 함께 발을 맞췄던 필립 코쿠는 팀의 감독이 됐다. 막내급이었던 박지성도 고참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지난 시즌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아픔을 겪었던 만큼,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크다. 에인트호벤 팬들에게 이런 사실은 중요치 않았다. 너도나도 박지성의 복귀를 반겼다. 18일(한국시각)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고어헤드전을 관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에인트호벤 팬들은 기자를 만나자 너도나도 '박지성송'을 부르며 엄지를 세웠다. 한 팬은 "위송빠르크(박지성의 네덜란드식 발음)의 활약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이제 나이가 들었지만, 코쿠 감독의 판단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도 "위송빠르크가 돌아와 반갑다"고 웃었다.
에인트호벤 팬들의 박지성 사랑은 경기장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지성은 다리 근육 부상으로 이날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다. 함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과 함께 귀빈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경기서 에인트호벤은 고어헤드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오스카 힐제마르크와 맴피스 데페이 등 경쟁자들이 모두 득점했다. 전후반 막판 이들의 활약이 나올 때 TV중계화면이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박지성을 비췄다. 묘한 분위기였다. 그 순간 에인트호벤 응원석 쪽에서 '박지성송'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경기장 전체가 '박지성송'으로 물들었다. 순간이었지만 박지성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했던 응원이었다. 에인트호벤 팬들은 여전히 박지성을 기억했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