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EPL 개막①]'감독 대이동' 변수투성이, EPL 판도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8-16 09:00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간 EPL은 판도 변화가 크지 않은 리그였다. 장수 감독의 영향이 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무려 27년동안 맨유를 이끌었고, 아르센 벵거 감독도 17년간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맨유, 아스널, 에버턴 등은 장기 계획 아래 단계적으로 변화했다. '빅4'의 존재는 EPL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올시즌엔 이러한 구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사진캡처=영국 미러 홈페이지
'감독 대이동' 변수, 우승 후보는?

지난 시즌 1~3위팀의 감독이 모두 바뀌었다. 퍼거슨, 맨시티의 로베르토 만시니, 첼시의 라파 베니테스 감독이 팀을 떠났다. 특히 퍼거슨 감독의 은퇴는 예측이 어려운 가장 큰 변수다. 맨유는 EPL 출범 이후 무려 13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며 절대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타고난 승리자' 퍼거슨 없는 맨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맨유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퍼거슨 부재'라는 '위험한 현실'과 직면했다. 맨시티와 첼시도 새로운 감독 아래서 다시 한번 새 판을 짰다.

맨유는 11년간 에버턴을 이끌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영입했다. '모예스호'의 출발은 불안 그 자체다. 프리시즌에서 2승2무3패에 그쳤다. 선수영입에서도 번번이 물을 먹고 있다. 지난시즌 우승전력이 남아있지만, 맨유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맨시티는 스페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선임했다. '엔지니어' 페예그리니 감독은 팀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다. 헤수스 나바스, 알바로 네그레도 등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스페인식 축구를 천명했다. 첼시는 황금기를 함께 했던 '스페셜원' 조제 무리뉴 감독과 '재혼'에 성공했다. 무리뉴 감독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한 행보로 올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탄탄한 스쿼드를 지닌 첼시와 맨시티의 우승다툼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모예스 체제가 자리잡지 못한 맨유는 3~4위 전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사진캡처=아스널 홈페이지
두터워진 상위권, 빅4의 미래는?

우승 경쟁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이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빅4' 다툼이다. 잉글랜드는 1위부터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맨유, 맨시티, 첼시에 아스널, 토트넘, 리버풀도 우승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팀들이다. 빅4의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 어느때보다 기대를 모았던 아스널의 프리시즌은 실망 그 자체다. 초반은 좋았다.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켰고, 대형 스폰서 계약으로 천문학적인 이적 예산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기대감은 '역시나'였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 웨인 루니(맨유) 등을 줄줄이 놓친 아스널은 '유망주' 한 명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전력보강에 실패한 아스널이 4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평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대신 토트넘과 리버풀의 강세가 점쳐진다. 토트넘은 검증된 공격수 로베르토 솔다도를 영입했고, '브라질 대표' 파울리뉴를 데려오며 허리까지 강화했다. '에이스' 가레스 베일의 이적여부가 관건이지만, 현재로서는 잔류가 유력해보인다. '빅4'에서 이탈한 후 절치부심한 리버풀도 올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아고 아스파스, 콜로 투레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공수에 무게감을 더했다. 현재 추가 영입도 예정돼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잔류가 팀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지만, 전력 자체는 최근들어 가장 좋다.

무시할 수 없는 중하위권, 강등의 향방은?

중하위권팀들의 경기력은 올시즌 EPL의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이제 EPL은 빅4간의 대결 결과로 우승을 결정짓는 리그가 아니다. 지난시즌 심심치 않게 강호들을 잡아냈던 중하위권팀들은 올시즌 들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중하위권팀들은 연일 구단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며 수준급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웨스트햄이 앤디 캐롤 영입에 1550만파운드(약 264억원), 스완지시티가 윌프레드 보니 영입에, 사우스햄턴이 빅토르 완야마 영입에 각각 1200만파운드(약 204억원), 노리치시티가 리키 반 볼프스빈켈 영입에 860만파운드(약 146억원)를 투자했다. 모두 구단 이적료 신기록이다. 빅클럽들이 월드클래스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팀들은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등 한단계 낮은 리그의 에이스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올시즌은 영국의 글로벌 통신 업체 BT 등이 새 중계업자로 참여한 가운데 새롭게 체결한 3년 계약의 첫 해다. EPL의 해외중계권료 수입만해도 3년간 55억파운드(약 9조3716억원)에 이른다. 돈다발을 손에 쥔 중하위권팀들은 올시즌 EPL의 큰 변수다.

객관적인 전력상 올시즌 승격한 크리스탈 팰리스와 헐시티가 유력한 강등후보다. 그러나 이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한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