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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페루전 출사표 속 '농담' 의미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8-14 07:40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김동섭과 함께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열리 페루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홍명보 감독이 '김동섭이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엇그제 K리그에서 멋진 골을 넣었고 오늘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나오면 대표팀 경기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고 있다. 수원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8.13/

목표점은 확고했다. 페루전을 치르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시선은 '골 결정력 강화'에 쏠려 있었다.

홍 감독은 페루와의 일전을 하루 앞둔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아시안컵을 끝내고 두 번째 맞는 자리다. 동아시안컵에서 나왔던 문제점들, 또 팀이 앞으로 나가가는 방향에 있어서 페루전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동아시안컵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골 결정력'이다. 홍명보호는 첫 출항 무대였던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그래서 페루전의 '테마'로 문제점 보완을 택했다. 6명의 뉴페이스를 가동해 홍명보호 2기를 꾸렸다. 최전방 공격수 3명 중 2명의 얼굴을 바꾸었다. 미드필드 조합 역시 최근 K-리그에서 높은 골 결정력을 보인 선수들로 구성했다.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면 뉴페이스는 모두 공격쪽 자원이었다.

바뀐 선수 구성만큼 다양한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홍 감독은 "교체 카드는 경기 상황을 보면서 조율할 것이다. 미드필드 선수들의 체력과 수비수들의 부상 문제 등 특별한 문제만 없으면 공격 조합에서 선수 교체를 생각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주어진 시간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친선경기라 6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변수가 없다면 대부분의 공격 자원들이 홍 감독의 실험무대에 서게 된다.

'골'을 바라는 홍 감독의 마음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그의 농담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 김동섭(성남)을 대동했다. '왜 김동섭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우리 팀은 골 결정력이 문제인데, 기자회견 한 번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골을 못 넣으면 아웃"이라며 웃었다. 딱딱했던 분위기의 기자회견장에 웃음 꽃이 피었다. 평소 공식석상에서 농담을 하지 않는 홍 감독이다. 그만큼 이번 농담은 이례적이었고, 최전방 공격수가 득점하길 바란다는 홍 감독의 기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홍 감독은 '첫 승'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의 첫 출발선에 있는 만큼 홍 감독의 입장은 확고했다. "국가대표 감독이 결과에 신경 안쓰면 말이 안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팬들의 신뢰만큼 선수 신뢰도 중요하다.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그건 내 몫이다. 선수들하고는 상관 없다.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선수들과의 신뢰 관계를 쌓는 일이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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