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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대구FC 관계자는 13일 "김 이사가 최근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구시는 대구FC의 주요 스폰서였던 대성에너지와도 분쟁을 빚고 있다. 대성에너지는 대구FC에 2011년 3억원, 2012년 5억원을 후원하는 주요 스폰서다. 대성에너지는 최근 대구시에 대구FC를 지원한 금액을 경비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성에너지는 더이상 대구FC를 후원할 수 없다며 고집을 피우고 있다. 결국 대구시와 대성에너지간의 자존심 싸움에 애꿎은 대구FC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대구시의 실패한 체육 정책도 한몫 하고 있다. 대구시는 5월 31일 삼덕동에 대구육상진흥센터를 완공했다. 국비 579억원, 대구시비 153억원 등 모두 732억원이 들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대구시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건립을 약속한 시설이다. 이 시설 공사로 인해 대구FC에 대한 지원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대구육상진흥센터를 잘 지었으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국제기준에 미달하는 경기장 시설 때문에 완공하고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내년 3월 이곳에서 치르려던 국제실내육상경기대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원은 줄어들었지만 터무니없는 간섭은 더욱 심해졌다. 대구FC의 자구책마저도 못하게 하고 있다. 재정이 빠듯한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선수 팔기밖에 없다. 실제로 대구FC는 그동안 이근호 송제헌 등 주요 선수들을 팔아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대구시는 대구FC에 직간접적으로 선수 팔기 중단을 지시했다. 대구FC의 선수 판매가 팬들의 불만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내년 4월 지방선거 3선 출마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런만큼 대구FC팬들의 불만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대구FC 및 축구팬들의 아쉬움은 크다. 김 대표는 연간 100여회에 달하는 지역봉사 활동 등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펼쳤다. 대구FC의 이미지 상승에 주력했다. 이 결과 대구FC의 평균 관중수는 2010년 4539명, 2011년 6344명, 2012년 7568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대구FC가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사람이 김 대표다. 대구FC 지지자 연대 '그라지예'는 김재하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을 반대하고 대구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13일 발표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