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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슈퍼매치 패배는 수원에게 손해와 수확을 동시에 남겼다.
서 감독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동안 수원은 슈퍼매치에서 승리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 파워와 높이였다. 수비를 할 때는 거칠었다. 경고도 불사했다. 파워를 앞세운 거친 수비로 서울 선수들의 기를 꺾었다. 공격시에는 높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좌우를 파고든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최전방에 선 스트라이커들이 해결했다. 쉽게 말해 '뻥축구'였다. 효과는 대단했다. 9경기 무패행진을 달릴 동안 16골을 넣고 4골만을 내주었다. 16득점 가운데 9골을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책임졌다. 스테보가 2골, 라돈치치가 3골을 넣었다.
3일 슈퍼매치를 앞두고 승리공식의 유혹은 강렬했다. 스테보와 결별하고 라돈치치는 일본으로 보냈다. 정대세는 부상중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보다 열세였다. 1m88의 장신 스트라이커 추평강을 최전방에 박아두고 수비에 집중하고 싶었다. 밀집 수비에 이은 뻥축구. 최소한 무승부를 보증할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과제도 남겼다. 골결정력이다. 믿었던 4명의 공격수는 골문 앞에서 주춤했다. 교체해서 들어간 미드필더 조지훈의 중거리슛골이 유일한 골이었다. 서 감독은 8월 중순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정대세가 돌아온다. 골결정력이 좋은 정대세가 돌아온다면 서정원표 수원 스타일은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그때까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