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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오심논란' 인천 구단-서포터스 뿔났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8-04 16:56 | 최종수정 2013-08-05 07:50



"아쉬운게 있지만 규정상 심판 판정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없다.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

지난달 21일 제주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다 레드카드를 받은 김봉길 인천 감독. 그는 3일 열린 울산과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홈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 감독은 울산전이 끝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써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아쉬움은 가득해보였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인천은 후반 6분 김치곤에 추격골을, 후반 16분에 하피냐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문제는 하피냐의 동점골 장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측면에서 연결된 공이 김신욱의 손에 두 번이나 맞고 방향을 바꿔 하피냐의 발 앞으로 흘렀다. 하피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김신욱의 손에 공이 맞는 순간 인천 선수들은 손을 들었다. '핸드볼 파울'을 주장했다. 주심은 울산의 득점을 인정했다. '대어' 울산을 잡고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던 인천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

최근 '오심 논란'의 중심에 선 인천은 연거푸 발생한 석연찮은 판정에 화가 단단히 났다. 인천은 제주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페널티킥을 내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페널티킥 판정을 두고도 오심 논란이 일었다. 강력하게 항의하던 김 감독은 퇴장을 당했다. 심판위원회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심을 인정했다. 그러나 울산전에서 다시 오심 논란이 일자 인천은 4일 구단 차원에서 연맹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인천 관계자는 "최근 오심 논란으로 인해 승점 4점을 잃게 됐다. 제주전에 이어 다시 울산전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나왔다. 이번에는 구단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은 5일 문제가 된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연맹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 주심의 판정에 항의를 하던 인천의 주장 김남일과 주심 사이에 오간 대화도 소개했다. "김남일이 주심에게 왜 파울을 주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고의성이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비디오 분석을 몇차례 했다. 공이 손에 두 번이나 맞았다. 특히 두 번째 맞는 장면에서는 선수가 공을 컨트롤 해, 방향까지 바꿨는데 어떻게 고의가 아니냐." 인천의 서포터스 연합인 '미추홀 보이즈'도 결국 폭발했다. 경기 중 '심판들이여! 프로축구를 죽이지 마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꺼내 들고 심판에게 야유를 보냈다. 경기 후에도 50~60명의 인천 서포터스는 주심을 직접 만나겠다며 경기장 입구를 막아섰다. 김 감독이 서포터스를 만류했지만 팬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서포터스는 오전 1시까지 경기장을 지켰고 심판진은 그 이후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물론 심판 판정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연맹은 정기적으로 전임 심판 교육을 실시해 심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일정팀에 반복되는 잇따른 오심 논란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 경기를 위해 며칠을 준비한 선수들의 노력이 오심으로 인해 물거품 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심판위원회도 위원회를 열고 판정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이운택 심판위원장은 "심판 위원 3명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핸드볼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다. 5일에 심판위원회를 열고 비디오 분석을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핸드볼 파울 판정은 쉽지 않다. 손에 맞은 거리와 속도도 봐야 한다. 또 하나는 의도성이 있느냐 없느냐다. 종합 평가를 내려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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