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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과 몰리나의 화력, '데몰리션'은 FC서울의 간판이다.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해결사도 '수트라이커'였다. 중앙수비수 둘이 세트피스에서 '투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골, 골이었다. 전반 29분 아디가 먼저 춤을 췄다. 몰리나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다. 후반 8분에는 김진규가 화답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몰리나가 올린 프리킥을 헤딩으로 마무리지었다. 그의 머리를 떠난 볼은 수원 수문장 정성룡의 키를 넘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아디와 김진규의 릴레이 골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서울은 수원을 2대1로 꺾고 3년 만에 슈퍼매치의 악몽(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을 털어냈다.
최근 둘의 골 행진은 '데몰리션'을 능가하고 있다. 데얀은 6월 23일 부산전(1대0 승) 이후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종아리 근육이 부분 파열됐다. 지난달 제주와의 20라운드(1대0 승)에서 복귀했지만 골은 여전히 '수트라이커'의 몫이다.
다소 당황스럽지만 기분 좋은 고공행진이다. 아디는 "공격수가 골을 못 넣으면 수비라도 넣어야 한다. 그게 당연한 건 아닐 수 있어도 어떻게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규는 살짝 멋쩍어했다. 그는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했을 때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4경기째가 되니까 욕심이 나더라. 또 하나 걸리는 거 아닌가 싶었다"며 "일단 수비수니까 골을 안먹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공격포인트가 부담이 되기는 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수트라이커', 고유명사로 국어사전에 등재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