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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 대체자' 티아고, 전북 '제2의 루이스' 되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8-04 21:32 | 최종수정 2013-08-05 07:50


전북의 정인환과 티아고. 사진제공=전북 현대

여름이적시장에서 중국의 창춘 야타이로 이적한 '녹색 독수리' 에닝요(32)의 대체자는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티아고(28)였다. 전북은 지난달 26일 티아고를 임대 영입했다.

전북에서 에닝요의 존재감은 컸다. 그를 대신할 스타급 선수의 영입을 기대했던 전북 팬들은 티아고의 영입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브라질 3부리그에서도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무명의 선수였다. 2010년부터 2013시즌까지 브라질 리그에서 넣은 골이 12골에 불과했다. 2011년 중국의 허난에서도 10경기 출전해 무득점에 그쳤다. 신장이 1m71로 신체조건이 뛰어나지도 않다.

그러나 전북은 에닝요의 대체자로 티아고를 점 찍었다. 자신감이 있었다. 그의 영입은 에닝요가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전북은 "에닝요의 아버지인 에닝요 올리베이라 꼬린치안스 알라고아누 감독이 자신의 소속팀 선수인 티아고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티아고를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전북 스타일에 맞는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영입이유를 밝혔다.

개인의 능력보다 중요했던 것이 바로 '전북 스타일'이다.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의 대체자로 영입했지만 전북에서 활약했던 루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북에서 활약했던 루이스는 전북이 2009년과 2011년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전북에서 117경기에 출전해 26골-24도움으로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팀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러나 루이스가 2012년 여름 아랍에미리트 알 샤밥으로 이적한 뒤 전북의 중원은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전북은 K-리그 우승의 영광을 다시 맛보기 위해 '제2의 루이스'가 필요했다.

'제2의 루이스'가 바로 에닝요의 자리를 메우게 된 티아고였다. 티아고는 지난달 31일 대구전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21라운드는 두 번째 무대였다. 경기전부터 최강희 전북 감독은 티아고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능력이 있는 선수다 패싱력과 스피드가 좋다."

최 감독의 기대가 환희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티아고는 1-1로 맞선 후반 17분에 케빈 대신 투입되자마자 전북 공격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중앙 공격이 막혀 측면 공격에 의존했던 전북은 티아고의 투입으로 중앙으로 활로를 넓혔다. 티아고는 후반 25분 빠른 측면 돌파후 크로스로 예열을 마치더니 이동국과 송제헌에게는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잇따라 배달했다. 중앙 공격이 활기를 띄자 측면 공격도 동시에 살아났다. 전북은 티아고의 투입 이후 내리 3골을 뽑아내며 4대1의 대승을 거뒀다. 티아고는 이날 결승 도움으로 공격포인트도 신고했다. 1-1로 맞선 후반 37분 코너킥으로 정인환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최 감독도 티아고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오늘 패싱력이나 순간적인 스피드가 돋보였다. 티아고의 투입으로 미드필드 지역에서 이승기 서상민과 포지션 체인지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미드필드에서 투박한 플레이가 나왔고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는데 다양하게 공격 전술을 펼칠 수 있게 됐다."

2011년 허난 감독 시절 티아고를 영입했던 김학범 강원 감독도 칭찬을 건넸다. 김 감독은 "내가 허난에서 직접 뽑았던 선수인데 능력이 있다. 아무래도 좋은 팀에 오면 그 기량이 나오게 된다"고 밝혔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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