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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프랑스 리옹 원정의 '빛과 그림자'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7-19 08:18



전북 현대와 프랑스 명문팀 올림피크 리옹의 프랑스 현지 친선경기를 두고 구단과 감독의 시선이 엇갈린다.

전북은 21일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제블랑에서 리옹과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전북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2012~2013시즌부터 리옹을 공식 후원하면서 성사된 친선경기다. 당초 올 여름 전주에서 경기를 펼치기로 했지만 리옹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예선에 나서야 해서 장소가 프랑스로 변경됐다. 내년에는 전주에서 방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북은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프랑스로 떠난뒤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4박 5일간의 짧은 일정이다. 그런데 리옹 원정경기를 두고 구단과 감독, 선수단의 셈법이 모두 제각각이다.

전북 구단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유럽 시장내 홍보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사례가 있다. 전북은 최근 브라질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했다. 동시에 브라질 내 현대자동차 공장을 돌며 홍보활동을 펼쳤다. 효과가 컸다. 이번 리옹 원정도 같은 맥락이다. 프랑스내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을 초청해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전북 선수들에게도 호재다. 현대자동차는 리옹과 스폰서 계약을 하며 '전북 선수의 리옹 입단'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리옹 진출의 가능성도 열리는 셈이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리옹과의 친선경기 취지를 설명하며 이런 농담을 곁들였다. "리옹에서 이번 경기 끝나고 어떤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면 그냥 프랑스에 남겨두고 돌아올 생각이다."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번 리옹 원정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최 감독은 전북 복귀 당시 "전북이 많이 망가졌다. (팀을 정비할) 3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기간이 조직력을 재정비하고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개선할 기회였다. 그러나 리옹 친선경기 일정이 잡히면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최 감독은 "동아시아대회 기간이 팀 정비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구단이 최악의 스케줄을 나에게 줬다"고 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걱정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시간도 없는데다 프랑스에 다녀온 뒤 겪어야 할 역시차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에 최 감독은 팀 이원화 계획을 세웠다. 리옹 원정에 단 15명의 선수단만을 데려가기로 했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이동국과 A대표팀에 차출된 이승기, 에닝요를 비롯해 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한국에 남긴다. 코칭스태프도 이원화했다. 최강희 감독과 박충균 코치만 프랑스로 떠난다. 신홍기 수석 코치가 남은 선수들을 전주에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그 순위를 다투는 경잼팀들은 이번 휴식기가 호기다. 사실상 스플릿시스템이 시작되기전 팀을 정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전북은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다시 팀을 이원화 시키고, 프랑스 원정까지 다녀오는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한다. 최 감독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휴식기가 될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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