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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의 마침표, 최강희 감독 남은 과제는 유종의 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6-12 18:20 | 최종수정 2013-06-13 08:21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구장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가 끝난 후 한국 최강희 감독이 벤치를 떠나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6.11.

2011년 12월 21일, 최강희호가 출범했다.

18개월이 흘렀고, 이제 마침표를 찍을 날만 남았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18일 오후 9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을 끝으로 태극마크와 이별한다.

선이 굵은 행보였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폭탄 선언을 했다. "최종예선까지만 A대표팀을 이끌겠다." 스스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한부 감독'의 덫은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갈등과 확인되지 않은 설이 끊이지 않았다.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어찌보면 고집으로 투영될 수 있지만 지휘철학도 확고했다. 타협하지 않았다. 그만의 색깔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박주영(셀타비고)과 이미 이별했고, 최종예선의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이 단면이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극과 극의 평가는 그가 짊어질 짐이다. 내용을 떠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그는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과 최종예선, 친선경기 등 총 13경기를 치러 7승2무4패를 기록했다.

떠나는 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마지막 고개는 남았다. 이란전이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 감독의 마지막 임무는 유종의 미다. 찜찜한 승부는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할 수 있다. 이란전에서 모든 짐을 털어내야 한다. 그래야 그간의 논란을 통쾌하게 잠재울 수 있다. 명예롭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12일 하루 휴식을 취한 최강희호는 13일 훈련을 재개한다. 최 감독은 이란전에서 총력전을 선언했다. "당연히 이란전은 최선을 다해야 하고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월드컵에 나가는 것과 상관없이 이란과는 항상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다. 아직 확정을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란은 4년 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을 넘지 못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선제골을 작렬시켰지만 후반 36분 박지성에게 동점골을 허용,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돌려줘야 할 것도 있다. 최 감독은 이란 원정에서 아픔이 있다.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4차전에서 상상을 초월한 상대의 홈 텃세에 무릎을 꿇었다. 0대1로 패했다. 당시 이란은 제대로 된 훈련장을 제공하지 않는 등 원정팀을 홀대해 빈축을 샀다. 그래서 이란전이 더 특별하다. 한국이 이란을 꺾고, 우즈베키스탄이 최종전에서 카타르를 꺾으면 조 2위가 바뀐다. 이란은 3위로 떨어져 험난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솔직한 속내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이란이 조금 더 밉다. 원정가서 푸대접 받은 것을 기억한다. 이란에 아픔을 주고 싶다. 이를 위해 더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밀실행정으로 경질된 조광래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출발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최 감독도 화려한 퇴장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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