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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첨단기술이라는 금단의 벽 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13:27


사진캡처=더선

축구는 최첨단 기술도입에 가장 보수적인 스포츠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스포츠로 꼽히는 메이저리그조차 2008년 8월부터 홈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테니스, 프로배구 등은 이미 중요한 판정의 대부분을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내린다. 첨단기술은 더이상 스포츠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반면 축구는 여전히 인간의 눈을 통해서만 판정을 내린다. '오심도 경기에 일부'라는 명제 하에 숱한 오심들이 넘어갔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메이저대회인 유로2012에서도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와 잉글랜드간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갔지만, 심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잉글랜드는 8강에 진출했고, 우크라이나는 탈락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레흐 블로힌 감독은 "심판이 있어도 소용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경기는 골라인 근처에 득점과 오프사이드만을 전문으로 보는 6심제를 사용했음에도 잘못된 판정을 내려 논란을 빚었다.

결국 FIFA는 금단의 벽을 열었다. FIFA는 20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14년 월드컵에 골 판정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IFA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클럽월드컵에서 골 판정기술을 적용했다. 대회 기간 내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고, 월드컵에서도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FIFA는 '골 판정기술을 대회가 열리는 전체 경기장에 설치해 심판의 판단을 돕도록 할 것이며 심판에 대한 사전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첨단기술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던 FIFA이기에 이번 결정은 파격적인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FIFA는 지금까지 개발된 골 판정기술 가운데 공식 승인을 내준 기술을 대상으로 오는 4월까지 입찰을 진행, 브라질 월드컵에 적용할 방식을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현재 FIFA의 공식 승인을 받은 골 판정기술은 일본 소니사가 개발한 호크아이(Hawk Eye)와 독일-덴마크 합작회사가 설계한 골레프(GoalRef) 등 2가지가 있다. 호크아이는 7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로 볼을 찍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확인하고, 골레프는 카메라 활용과 더불어 공에 전자칩을 심어 골라인을 넘어가면 신호를 보내도록 한 점이 특색이다. 이 방식은 모두 클럽월드컵에 시범 도입된 바 있다. 이 두가지 기술 외에도 FIFA는 독일 회사에서 개발한 다른 두 가지 기술도 관련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승인 절차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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