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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김승용, 함께 있어야 빛나는 '10년지기' 절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2-11 11:07




이근호와 김승용(27·울산). 공통분모가 많은 동갑내기다.

2001년 부평고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팀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돈돈한 우정을 쌓았다. 2005년에는 청소년대표로, 2008년에는 올림픽대표로 활약했다.

둘은 대기만성형 선수들이라는 점도 닮았다. 프로 초반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04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가 된 김승용은 2005년 20경기, 2006년 13경기에 뛰었다. 그러나 후반 조커에 불과했다. 이근호는 2군을 전전했다. 인천에 입단했지만,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7년, 둘의 인생이 갈렸다. 김승용은 군입대를 택했다. 반면 이근호는 대구로 이적, 주전 스트라이커로 도약했다. 27경기에서 10골을 터뜨렸다. 이근호는 승승장구했다. 2009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둥지를 옮겨 A대표로도 발탁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겪긴 했지만 꿋꿋이 이겨냈다.

김승용은 군제대 이후에도 제대로 빛나지 못했다. 서울로 복귀했지만 그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2008년 1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2009년에도 27경기에 나섰지만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다. 2010년 전북으로 이적한 뒤에도 시련은 이어졌다.

둘은 함께 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 지난해 해후했다.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었다. 김승용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둘은 팀이 리그 3위를 차지하는데 일조했다. 이근호는 김승용이 배달해준 크로스와 패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김승용은 정확한 킥력을 앞세운 택배 크로스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인연의 끈은 질겼다. 이근호가 군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되자 김승용도 K-리그 유턴을 택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울산에서 또 다시 만났다. 공격력 강화를 노린 김호곤 울산 감독의 작품이다. 역시 둘의 파급 효과는 울산을 웃게 했다. 핵심멤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을 견인했다.

이근호와 김승용은 10년 동안 우정을 유지해올 동안 말다툼 한 번 해본 적이 없단다. 이근호는 "승용이와 부부같은 사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젠 둘의 인생이 또 역전된다. 이근호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17일 군인 신분이 된다. 군필자 김승용은 이근호의 모습이 안쓰럽다. 그래서 훈련소 생활 노하우와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주고 있다. 추위에 약한 이근호의 피부를 위해 바디로션과 립밤을 선물했다. 김승용은 "(근호에게) 훈련소에 들어가면 단 음식이 그렇게 당기더라. 지금 단 것을 많이 먹어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승용은 군입대 당일 이근호를 태워 논산훈련소까지 동행할 예정이다.

12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클럽월드컵 5~6위전은 이근호의 군입대 전 고별무대가 된다. 김승용은 "근호와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이 없었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클럽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이유다.

나고야(일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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