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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평점(?) 기성용, 주중엔 쉬어가면 안 될까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12-10 15:44


SBS 화면 캡처

WBA와 아스널을 상대로 2연승을 챙긴 스완지가 지난 주말에는 노리치에 일격을 맞아 주춤했다. 각종 언론사나 통계 전문 업체의 발표에 의하면 기성용은 '전반전에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아 몇몇 선수들과 함께 팀 내 가장 낮은 평점 대에 속했다. 물론 EPL 진출 뒤 손에 꼽힐 정도로 잘한 경기는 분명 아니었지만, 그 정도로 박한 평가를 받을 플레이었느냐는 반문도 제기해보고 싶은 경기였다.

'평점'이란 것이 모든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큼의 공신력을 지니지 못한 바에야 일희일비하며 휘둘릴 필요까지는 없다. 이보다 걱정되는 건 선수의 '몸 상태'다. 최근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을 부쩍 많이 보이자 "체력이 약하다."는 말 또한 나오고 있는데, 기성용은 '두 개의 심장' 혹은 '산소 탱크'라는 수식 어구까진 아니어도 그 부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였던 선수는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후반 막판에서야 체력적 한계 및 집중력 저하로 드러나던 아쉬운 플레이들이 이제는 조금 더 이른 시겄터 나오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한편으론 안타깝기까지 하다.

이쯤에서 이 선수의 출장 일지를 뒤져볼까. 11-12시즌을 마친 그는 휴식과 가벼운 훈련을 병행하는 대신 또 하나의 대회, 올림픽을 준비해야 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동기부여가 무척이나 강했던 만큼 심리적 부담도 컸을 무대에서 그는 17일 동안 무려 6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훈련 합류 및 평가전 일정까지 고려하면 소속팀 동료들보다 이번 시즌을 한 달 정도 일찍 시작한 셈이다. 시즌 직후 6월 한 달 동안 유로 2012를 치르고 휴식을 취한 뒤 시즌에 임한 선수들보다 '연속성'이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라고, 홍명보 감독과의 아름다운 이별 뒤엔 라우드럽 감독과의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8월 말 반슬리와의 컵 대회부터 기용된 기성용은 스완지가 치른 19경기 중 15경기를 소화했다. 빠진 4경기라고는 기성용이 팀에 합류하기 전에 열렸던 2경기, 그리고 적응과 부상 문제로 빠진 2경기가 전부. 햄스트링이 올라온 뒤에도 한 경기 휴식 후 곧장 교체 출전해 지난 주말까지 어느새 3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게다가 최강희 감독의 부름으로 우즈벡과 이란으로의 장거리 비행까지 감내해야 했다. 가는 곳마다 감독의 '끔찍한 사랑'을 받았던 이면엔 기성용이 감당해야 할 '끔찍한 체력 문제'도 뒤따랐던 것이다.

'빅클럽에 가면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포함 더 많은 경기를 버텨내야 한다'는 단순한 잣대를 들이대기엔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체력이 약하기보다 체력이 소진될 만큼 뛰어온 이 선수는 대체 얼마나 더 많이 뛰어야 할까. 이번 주중에 잡힌 컵 대회 일정부터 슬슬 다가오는 박싱데이의 압박을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터. 이는 그동안 선수 구성을 거의 바꾸지 않았던 스완지의 팀적인 문제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 기성용의 대체자는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 주중 미들스브로전에서의 라우드럽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 길은 아직 머니깐'이라는 노래 가사가 유독 와 닿는 때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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