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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냅 감독 '박지성 길들이기'? 탈출구 필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2-09 16:32 | 최종수정 2012-12-10 08:38



QPR(퀸즈파크레인저스)의 '원조 캡틴' 박지성(31)이 사라졌다.

해리 레드냅 감독에게 지휘봉이 넘어간 후 두 차례 후반 교체 출전한 그는 9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위건전에서는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주장 완장은 뉴질랜드 출신 중앙수비수 라이언 넬슨이 찼다. 마크 휴즈 전 감독이 경질되기 전 박지성은 10월 22일 EPL 8라운드 에버턴전까지 10경기(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고질인 무릎 부상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28일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돌아왔지만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상은 아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레드냅 감독은 경기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상자는 골키퍼 줄리오 세자르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감독 교체 후 박지성의 입지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위기가 묘하다. 레드냅 감독은 QPR의 리그 초반 난맥상의 원인을 스타 플레이어의 부진으로 진단하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칼을 꺼내들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이미 매키처럼 전력을 다하는 11명이다." 레드냅 감독의 말은 유효했다. 박지성과 함께 에스테반 그라네로, 지브릴 시세가 조커로 전락했다. 올시즌 맨유에서 QPR로 이적한 박지성은 '거물급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황태자로 등극한 제이미 매키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최근 감독의 말을 뒷받침하듯 "출전 선수 명단에 빅스타들이 이름을 올리는 것은 보기 좋다. 그러나 누가, 어디서 왔는지 중요치 않다. 지금은 누구든지 열정을 가지고 해결할 사람이 앞장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감독과 매키의 말에는 현재 QPR의 내부 분위기가 내포돼 있다. 레드냅 감독의 새로운 실험에서 박지성은 팀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길들이기' 차원일 수 있다.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현재가 곧 미래는 아니다. QPR은 레드냅 감독의 부임 이후에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위건과 2대2로 비기며 시즌 첫 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16경기 연속 무승(7무9패)에 허덕였다. 역대 EPL 시즌 개막 이후 정규리그 최다 무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EPL 역대 시즌 개막 후 최다 무승 기록은 1993~1994시즌 스위든타운이 세운 15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당시 스위든타운은 공교롭게도 16라운드에서 QPR을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QPR은 탈출구가 필요하다. 박지성에게 기회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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