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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시스템과 강등제, 변화의 힘은 가혹했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 일찌감치 방향이 결정됐다. 모아시르 대구 감독과 유상철 대전 감독이 불명예 퇴진했다. 대구와 대전은 기다렸다는 듯이 각각 당성증, 김인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비상식적인 구단 행정의 희생양이 돼 사표를 던진 최만희 광주 감독의 후임도 여범규 감독으로 결정됐다.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는 여범규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8일 또 한 명의 감독이 철퇴를 맞았다. 2년 전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신태용 성남 감독이 제출한 사표가 수리됐다. 자진 사퇴의 모양새지만 구단이 코칭스태프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한 터라 사실상 경질 절차를 밟은 셈이다. 성남은 개막 전 우승후보로 부상했지만 그룹 B로 떨어지는 치욕으로 체면을 구겼다. 스플릿리그에서도 2승3무7패(상주 기권승 제외)에 그쳐 12위에 머물렀다. 신 감독은 성남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예외는 없었다. 감독으로 첫 출발은 최상이었으나 한 시즌 부진으로 이어진 매서운 칼끝을 견뎌내지 못했다. 신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안고 쓸쓸히 떠났다.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도 물음표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후 돌아온다. 이 감독은 내년 시즌도 대행이 유효하다. 그러나 대행 꼬리표를 계속 달고 팀에 머물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K-리그는 2013년 변화가 또 예고돼 있다. 1, 2부 승강제가 실시되고, 스플릿시스템도 재도입된다. 각 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성적이 곧 운명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