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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성남 캡틴' 김성환의 결혼식, '영원한 캡틴' 신태용 감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황재원 남궁웅 박진포 윤영선 임종은 전성찬 윤빛가람 홍 철 전현철 이현호 하강진 김평래 심재명 등 성남선수들 대부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도 주말밤 들려온 '감독선생님'의 사임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 신 감독 이야기를 꺼내자 저마다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신 감독은 전날 '애제자' 김성환에게 전화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캡틴 완장까지 직접 건네며 예뻐하던 제자다. 결혼식 당일 샤워를 하고 외출준비까지 마쳤건만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한분도 안오셨어요"라고 말하는 성남 선수들의 얼굴이 어두웠다.
신 감독은 지난달 28일 강원전 이후 열흘 가까이 거취를 원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7일 직접 사표를 제출했다. 일단 결정한 후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사람은 떠날 때 뒷모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재차 밝혔다. "또다른 시작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책임지고 쿨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12월중 가족들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후 차분히 미래를 준비할 생각이다. "프리미어리그 하반기인 내년 3~5월에 영국에 갈 생각이다. P코스 지도자 수업도 계속 받아야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에 만날 땐 꼭 우승하자"며 미래를 향한 희망찬 약속도 잊지 않았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이 시작된다. 팬들은 '유쾌한 용장' 신태용의 '감독 시즌2'를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