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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소속선수 베스트11 만들기 눈치작전으로 후끈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11-23 16:59


K-리그 대상 베스트 11 등극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동시에 시즌 말미 구단 프런트들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목표는 하나다. '최대한 많은 소속 선수들을 베스트 11에 올려라'다.

지상 과제 달성을 위해 갖가지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가장 기초는 '눈치작전'이다. 베스트 11 선정 과정의 시작인 구단 추천에서 진행된다. 각 구단은 각 포지션별로 1명씩을 배정해 총 11명의 이름을 프로축구연맹으로 보낸다. 여기에서 치열한 머리 싸움이 전개된다. 일단 포지션 분배가 중요하다. 같은 팀의 선수가 같은 포지션에서 경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표가 분산될 수 있다. 지난 시즌 포항은 신형민과 황진성을 모두 중앙 미드필더 후보에 올렸다. 표가 분산됐다. 아쉽게도 둘 다 베스트 11 등극에 실패했다.

두번째 철칙은 대어 피하기다. 경쟁률이 낮은 쪽에 배치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공격수들이 주대상이다. 가령 측면 공격수로 뛰는 선수들을 오른쪽에 배치할지 왼쪽에 배치할 지를 놓고 고민한다. 올 시즌은 이근호(울산)의 존재가 가장 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인만큼 베스트11 한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때문에 각 팀들은 측면 공격수를 대거 왼쪽에 배치시켰다. 이 때문에 연맹이 골치가 아팠다. 연맹은 1차적으로 후보를 솎아낸다. 각 포지션별로 3~4배수 정도만 남긴다. 다들 비슷비슷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라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눈치작전 다음 단계는 로비다. 각 포지션별로 후보가 선정되면 구단 홍보 담당자들은 로비에 돌입한다. 투표권은 K-리그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가지고 있다. 담당 기자들에게 전화해 베스트11 선정의 당위성을 읍소한다. 이유는 다양한다.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수치가 모자랄 때는 팀 내 비중이나 의미에 무게를 둔다. 신생팀은 지역 내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스타 선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각 홍보 담당자들은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낸다. 기자들의 메일함은 매일매일 선수 관련 보도자료로 홍수가 난다. 홍보 담당자뿐만이 아니다. 감독이나 구단 단장 혹은 사장이 직접 로비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그룹 B팀들이 그렇다. 어짜피 베스트 11은 대부분 그룹 A, 그것도 우승권 선수들이 차지하기 때문에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베스트 11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올 시즌 K-리그 대상은 다음달 3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컨벤션 센터에셔 열린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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