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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울산 감독은 31일 분요드코르전을 앞두고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방심과 경고 부담이었다. 울산은 이미 24일 우즈벡 원정 1차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자칫 안일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대형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 2004년 성남 일화의 참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했다. 당시 성남은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에서 1차전을 3대1로 이기고도, 홈에서 열린 결승 2차전에서 0대5 대패를 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상당히 중요한 경기를 잘 치렀다. 원정에서 3대1로 이기고 왔지만 방심할까봐 걱정했다. 끝까지 결승전에 가야겠다는 굳은 의지가 좋은 결과를 냈다.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지향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김 감독은 "최대의 공격이 최대의 수비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조별리그 4승2무, 16강 1승, 8강 2승, 4강 2승 등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부터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많이 한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경기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경기가 쉽지 않았다. 원정 환경도 그렇고 K-리그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오히려 원정에서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을 일군 지도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년 연속 K-리그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성공시켰다. 그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김 감독은 "리그나 토너먼트나 분석을 해서 선수들을 준다. 선수들에게 오후 훈련을 나가기 30분 전 비디오를 보고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대망의 결승전은 11월 1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김 감독은 "결승 상대가 사우디 팀이다. 광저우 헝다전 경기를 봤다. 알힐랄과 비슷하지 않겠냐고 예측하고 있다. 어느 팀이 낫겠는 생각은 없다. 결승전까지 올라온 팀은 최강팀이라고 봐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K-리그만 생각하면 다시 고민에 빠지는 김 감독이다. 그는 "포항전을 고민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베스트멤버를 가동할 수 있다"며 "3위 팀(수원)과의 승점 계산은 해보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만 생각했다. 챔피언스리그가 끝난 이후 5경기 남았다.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것보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