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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의 출사표는 "느낌이 좋다"였다.
수원전 연패는 아픔과 희망이 교차했다. 그는 "나도 사람이다. (수원전 승리가)간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선수들도 자존심이 있다. 그러나 급박한 마음에 평정심과 페이스를 잃으면 갖고 있는 것도 꺼집어내지 못한다. 지난 주말 전북전처럼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다. 꿈과 희망을 지닌 청소년과 어린들에게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끔 수준높을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큰 변화는 없다.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가 최선봉에 선다. 하대성과 고명진이 공수 연결고리다. 한태유가 수비형 미드필더, 아디-김주영-김동우-고요한이 포백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가운데, 골문은 김용대가 지킬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오심, 운 등 더 이상 핑계를 하고 싶지 않다. 우린 좋은 흐름 유지하고 있다. 많은 변화보다 팀이 조화가 돼서 흐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차피 스포츠는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준비는 잘됐다. 다만 선수들한테도 얘기했지만 리그의 목표는 우승이지, 연승팀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시점에 한번 쯤은 꺾어야 될 시기가 오지 않나 싶다. 감이 좋다"며 웃었다.
서울 공격의 두 축인 데얀과 몰리나는 각각 득점(27골), 도움(16개)왕을 예약했지만, 유독 수원전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서울은 수원전 6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다. 최 감독은 데얀과 몰리나에게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두 선수는 선두를 달리는데 충분한 공헌을 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좋지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수원과는 승점 14점차다. 잘돼도, 못돼도 모두의 책임이다. 기분이 이전과는 또 다르다. 반드시 수원을 잡아야 한다기 보다는 주목받는 경기에서 공수 조직력이 단단한 팀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 골 먹더라도 2골을 넣으면 된다. 이런 의식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싶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수원전 연패로 많은 감독들에게 '측은지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흥실 전북 감독 27일 서울과 1대1로 비긴 후 "오늘처럼만 하면 수원을 이길 것"이라고 했고, 황선홍 포항 감독도 "이해가 안된다"면 위로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전언이다. 슈퍼매치의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