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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미우라, 월드컵 향한 아름다운 도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10-30 11:28 | 최종수정 2012-10-30 11:28


◇미우라 가즈요시가 일본 풋살 대표팀 소속으로 풋살월드컵 본선 출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한 미우라의 모습. 사진캡처=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

일본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으레 '괴물' 칭호를 붙이는 신인을 발견한 것도 아니다. 이들이 열광하는 대상은 선수로는 환갑을 훨씬 넘긴 45세 노장 가즈요시 미우라(요코하마FC)다. 한때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였던 미우라는 최근 풋살 선수로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다. 흥행과 전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일본축구협회 풋살분과의 요청 때문이다. J2(2부리그)에서 활약하는 상황에서 경기 방식이나 체력 소모 강도가 다른 풋살에서 과연 노장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대두됐다. 미겔 로드리고 일본 풋살대표팀 감독은 "주전경쟁에 예외는 없다"며 미우라를 특별대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났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일본축구협회의 의도대로 경기 마다 구름관중이 몰리기 시작했다.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 풋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 가진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3대3 무승부를 거둔데 이어, 우크라이나전에서는 3대1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다. 미우라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풋살 대표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우크라이나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미우라처럼 열정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며 활약을 칭찬하기도 했다.

일본은 풋살 월드컵 조별리그 C조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 리비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브라질은 1989년 원년 대회를 포함해 자국에서 열린 2008년 대회까지 총 네 차례 우승을 거머쥔 풋살 최강팀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본선에 출전하고 있으나, 조별리그 문턱을 넘은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본 언론들도 대회 성적보다는 대표팀 간판 공격수 미우라가 풋살로 월드컵 본선행의 꿈을 이룬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라질 유학파 1세대였던 그의 전력을 되짚어 브라질과의 첫 맞대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28일 태국 현지에 도착한 미우라는 스포츠닛폰,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출발할 때 이코노미석을 타고 왔다. 브라질 유학을 떠나던 시절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었는데, 편하게 잘 왔다"고 웃음을 띠었다. 그러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축구 은메달을 딴 일본 여자대표팀의 예를 들며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 귀국 때는 비즈니스석을 타고 싶다"는 말로 결의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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