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26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충남 일화를 운영하고 있는 통일스포츠단으로부터 11월 말까지만 팀을 운영하겠다는 해체 공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통일스포츠는 지난 15일 재정난과 이로 인한 비용절감을 이유로 구단과 충청남도 측에 해체 입장을 전한 상태다. 이에 구단 측은 24일 통일스포츠단에 내년 시즌까지 충남과 연고협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다 기존 선수들의 계약 문제를 들어 해체 결정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여자연맹에도 해체 공문이 접수되면서 더 이상 구단을 운영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자연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구단이 어렵다는 사정은 들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워크숍을 할 때만 해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가 공문을 받아 우리도 망연자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은 이날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을 만나 통일스포츠단 측이 해체 결정을 유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여자 축구계는 수원시설관리공단(수원FMC)이 극적으로 회생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충남 일화의 해체 선언이 나오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해체가 구체화되면 당장 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한 구단 관계자는 "각 팀 별로 선수단 구성 정원이 있는 상황에서 이적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모두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2005년 창단한 충남 일화는 현재 K-리그 성남 일화의 박규남 대표이사가 단장을 맡고 있다. 2007년 전국여자축구선수권 우승을 비롯해 2008년 전국체전 우승 등의 성적을 거뒀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상윤 감독이 의욕적으로 팀을 이끌어 왔지만, 열정과 우승의 영광 모두 한낱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