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은 흔들리지 않았다. 팽팽했던 끈은 한 쪽으로 기울었다. 반란은 없었다.
'빅4'의 대결, 이름값은 퇴색되지 않았다. "국가대표팀과 K-리그 선두 팀과의 경기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탄식이었다. 울산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재성을 제외하고 최정예로 맞불을 놓았다. 곽태휘 이근호 김신욱 김영광 등 가장 많은 4명의 국가대표티를 보유하고 있다. 이 호 강민수 김치곤 김승용 등도 전 국가대표 출신이다. 반면 서울은 중앙수비의 핵 김진규가 부상으로 제외됐다. 이란 원정에서는 주장 하대성만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은 건재했다.
울산의 화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전반 볼점유율이 57대43이었다. 융단폭격으로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먼저 골문을 연 쪽은 서울이었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에스쿠데로의 패스를 받은 몰리나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개의치 않았다. 2분 뒤 하피냐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은 백중세였다. 시간이 멈추기 직전인 후반 45분 승리의 여신이 칼을 꺼내들었다. 서울에 미소를 지었다. 해결사 데얀이 골망을 흔들며 마침표를 찍었다. 최태욱의 절묘한 어시스트가 연출한 작품이었다. 조커로 투입된 최태욱은 4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은 왜 1위인가를 증명했다. 위기관리능력이 대단했다.
전북은 수원 킬러의 명성을 이어갔다. 올해 두 차례의 대결에서 모두 3대0으로 완승했다. 수원은 징크스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반 10분 이동국이 포문을 열자 15분 뒤 박현범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전북은 전반 33분 이동국, 후반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의 골을 묶어 3대1로 완승했다. 수원은 보스나와 박태웅이 퇴장당하며 9명이 싸우는 수적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남은 안방에서 부산을 1대0으로 꺾고 스플릿 리그 그룹A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룹B의 대구는 성남을 1대0으로 요리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