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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원킬'이었다. '영원한 황태자' 이동국(33·전북)이 이번에도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1-1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11분, 거짓말처럼 이동국의 역전골이 터졌다. 박주호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직후 온몸을 던지며 오른발 슈팅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넘어지면서도 오른발을 필사적으로 갖다댔다. 골을 향한 집념을 보여줬다. 3분 후 우즈벡의 코너킥 상황에서 투르수노프에게 내준 헤딩 동점골은 뼈아팠지만, 웬만해선 지지 않는 최강희호의 응집력을 보여줬다.
이동국은 지난 2월25일 최 감독의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이던 우즈벡과의 평가전에서 2골을 밀어넣었다.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2월29일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전에서 선제결승골을 터뜨리며 2대0 승리를 거뒀다.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최강희호는 5승1무1패의 호성적을 이어갔다. 이동국이 나서지 않은 '세계최강'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이동국은 최 감독 부임 이후 출전한 A매치 6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게 됐다.
4번의 월드컵은 이동국에게 아픔의 기억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2002년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인대파열 부상으로 중도하차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벤치를 지켜야 했다. 월드컵 무대를 누빈 시간이 총 51분에 불과하다. K-리그 최고의 스타가 월드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축구화 끈을 푸는 순간까지 월드컵의 희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 2014년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5번째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었다. 자신을 알아준 스승, 최 감독과 마지막 월드컵에서의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