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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이종원'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치면 어김없이 '탤런트 이종원'이 뜬다.
이종원은 부산 아이파크의 '왼발 미드필더' 다. 드라마처럼 축구인생에서 '빛과 그림자'를 두루 겪었다. 17, 18, 19세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쳤다. 2009년 2월,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 훈련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단 발표날, 경기중 발목을 다쳤다. 믿을 수 없는 불운에 눈물을 삼켰다. 지난해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드래프트 2순위로 부산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전이었던지난해 5월5일 K-리그 컵대회 강원전에서 도움을 기록했고, 바로 다음 경기인 5월11일 전남전에서 그림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신고했다. 그러나 6월 29일 K-리그 컵대회 포항과의 8강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끊어졌다. 가장 빛나던 순간, 또다시 쓰라린 부상의 그림자를 마주했다. 첫 시즌을 4경기 1골1도움으로 마감해야 했다.
올 시즌 이종원은 다시 빛났다. 안익수 부산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11경기에 나섰다. 지난 3월 포항전에서 시즌 첫골을 터뜨렸다. 4월28일 상주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팀의 전담키커로 날선 왼발을 뽐냈다. 2주 연속 위클리베스트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눈밝은 홍명보 감독이 시리아전을 앞두고 이종원을 전격 발탁했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28일 부산전을 앞두고 "이종원 같은 선수는 홍 감독이 참 잘 뽑은 것 같다"며 상대팀 선수를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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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은 런던행 엔트리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다는 미드필더 경쟁에 가세했다. 안 감독의 혹독한 수비훈련 덕분에 수비력만큼은 자신 있다. 누구보다 많이 뛸 준비, 희생할 각오도 돼 있다. 전매특허인 매서운 왼발킥 역시 매력적이다.
"내겐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내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한경기로 모든 것을 보여줄 일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우문'에 "좋은 모습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못하는 모습도 보여드리지 않았다"고 '현답'했다. 긍정적이었다.
더 이상의 '그림자'는 없다. '축구선수' 이종원의 이름이 '탤런트' 이종원의 이름보다 반짝반짝 빛날 그날을 꿈꾼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