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은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자랑하는 선수다. 출중한 실력은 기본이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축구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가장 먼저 경기력이다. 박주영은 2011~2012시즌이 시작되기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로 이적했다. 풍운의 꿈을 안고 런던에 발을 디뎠다. 녹록치 않았다. 아스널의 주전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가 펄펄 날았다. 매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판 페르시의 활약에 박주영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리그 1경기를 포함해 6경기에 나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간간이 A대표팀에 나섰지만 경기 감각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더 큰 문제가 생겼다. 바로 편법 병역 연기 논란이다. 병역법을 악용해 만 35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게 됐다. 국민 여론이 악화됐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스페인-카타르-레바논전을 앞두고 "박주영이 기자회견에 나와 병역에 대해 해명한다면 A대표팀에 선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최 감독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홍 감독은 직접 박주영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홍 감독은 "박주영과 한번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주영이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올림픽대표팀에 대해, 또 다른 문제(병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키는 박주영이 쥐게 됐다. A대표팀처럼 병역에 대해 속시원히 밝히지 못한다면 홍 감독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홍 감독은 "A대표팀과 똑같은 상황이면 올림픽대표팀도 똑같이 할 수 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박주영은 홍명보호의 딜레마가 됐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