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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전 1대4 참패를 지켜본 한국 축구팬들은 시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87년전 발표된 김소월 시인의 '초혼'이다.
이번에도 실패였다. 염기훈(경찰청)이 왼쪽 측면에, 손흥민(함부르크)이 중앙에 나섰다. 둘 다 고군분투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염기훈은 몇 차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날렸다. 손흥민은 담대한 슈팅을 시도했다. 둘 다 애썼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후반 염기훈을 대신해 투입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김치우(상주) 역시 큰 아쉬움만을 남겼다.
이청용이 버틴 오른쪽 미드필더도 마찬가지다. 평소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하면서도 위협적인 드리블과 패스로 공격을 이끈다. 하지만 이청용의 대체자로 나선 남태희(레퀴야)는 자신감이 부족했다. 스페인의 수비수들에게 막히며 백패스를 남발했다. 김치우의 투입 후 김보경은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이 역시 이청용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선덜랜드)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지동원은 존재감이 없었다. 스페인 수비수를 제칠 기술도, 그들을 따돌릴 스피드도 보여주지 못했다. 움직임도 최전방에 한정되어 있었다. 교체투입된 이동국(전북)은 최전방에서 볼을 키핑하는 데만 주력했다. 원래 박주영과 다른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다보니 더 이상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