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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걸 못나가게 만들 수 없잖아요."
제주는 올시즌 성적과 재미, 흥행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이럴때도 마냥 웃을 수 없는게 감독 마음인 모양이다. 박 감독은 '백업 멤버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얻었다. 제주의 올시즌 선전에는 두터워진 스쿼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제주는 산토스, 홍정호 정도를 제외하며 베스트11이 물갈이 되다시피 했다. 기존의 선수층에 새로운 수준급 선수가 더해져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울산-서울-포항간의 '지옥의 3연전' 동안 송진형 홍정호 두 '공수의 핵심'이 빠졌음에도 1승2무의 선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경호 오승범 한용수 오반석 등 백업 멤버들이 좋은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다.
'백업 멤버'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자 박 감독도 고민에 빠졌다. 박 감독은 "다른 팀 입장에서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전급 이외의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어 "아직은 초반이라 컨디션 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베스트 멤버를 빼자니 스플릿시스템 하에서 한경기 한경기 느끼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