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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VETERAN). 프랑스어로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지칭할때 쓰는 말이다. 인천에 3경기만에 첫 승을 안겨준 김남일(35)-설기현(33)이야말로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들이다.
24일 대전(2대1 인천 승)과의 단두대매치에서 김남일은 1도움, 설기현은 2골을 올리며 리그 첫승을 만들어냈다. 첫번째 골은 김남일이 주고 설기현이 받는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경기 내내 신인같이 악착같은 모습으로 뛰는 두 베테랑의 모습은 감동적이기 까지 했다. 팀내 최고참의 솔선수범에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을 더하기 시작했다.
경기 후 두 베테랑은 마음의 짐을 비로소 덜어냈다. 설기현은 "남일이 형과 후배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준다 해도 바로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남일은 "선배에게 몰리는 부담과 압박은 어쩌면 당연하다. 심리적인 측면이나 경기력 면에서 기현이나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겠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모범을 보이는 그야말로 '형님 리더십'을 실천 중인 것이다.
많이 뛰어야 하는 축구의 특성 상 젊은 선수들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좋은 축구를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로만으로는 부족하다. 팀을 보다 완벽하게 해줄 김남일-설기현 베테랑의 경험과 지혜는 올시즌 인천을 지탱하는 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