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는 올시즌 창단된 신생팀이다. 광주 시민이 주인인 시민프로축구단으로 태동했다. 시민의 화합과 첫 프로팀의 자긍심을 뜻하는 'Our Pride 광주FC'를 기치로 내걸었다. 총 세차례 시민주 공모를 통해 14억여원이란 돈도 모였다. 4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만하면 시민이 구단의 주인임이 확실하다.
박 단장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떳떳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두 가지를 잃었다. 첫째, 팬심이다. 박 단장은 '코드 인사'라는 눈총을 받고 있던 터라 투명성이 보장돼야 했다. 그러나 지저분한 문제에 휘말리고 말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속담이 어울리는 사건이었다. 박 단장은 돈을 건넨 최씨를 지인과 함께 사석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다.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 게다가 경찰 수사가 벌이지는 동안 자신을 비방한 세 명의 서포터스를 고소하기까지 했다. 항상 귀를 기울이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서포터스를 자존심 때문에 스스로 내쳤다. 한없이 품어도 모자랄 집주인을 내쫓은 격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흐렸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광주는 외부 요인에 흔들렸다. 분개한 서포터스들이 단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걸개를 경기장에 걸 때마다 팀이 부진했다. 안방에서 펼쳐지는 정규리그 경기에서 5승1무2패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광주는 7월 23일 전북전(1대1 무)을 포함해 3무 1패를 기록했다. 선수들보다 단장 퇴진 운동에 초점을 맞춘 응원이 힘을 빠지게 만들었다.
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