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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 원맨쇼 폭발 이동국, 그는 기록파괴자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27 22:00 | 최종수정 2011-09-27 22:00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열렸다. 전북 이동국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이동국은 후반전에만 연속해서 세 골을 몰아치며 헤트트릭을 달성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1.09.27/

전북 현대 킬러 이동국(32)은 분명한 '기록파괴자'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도 그랬다. 국가대표팀에서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저평가를 받았지만 이동국 만큼 K-리그에서 골을 잘 넣는 토종 공격수는 없다. 그는 아시아 최고 킬러이기도 하다.

이동국이 올해 남은 경기에서 수립할 수 있는 기록은 3개다. K-리그에선 이번에 도움왕에만 오르면 전무후무했던 개인상 전관왕(MVP, 득점상, 도움상, 신인왕)에 오르게 된다. 또 하나는 통산 113골로 우성용(은퇴)이 보유하고 있는 K-리그 통산 최다골(116골) 기록 경신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이동국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골을 몰아치는 원맨쇼를 펼쳤다. 전북은 에닝요의 선제골과 김동찬의 추가골까지 보태 6대1로 오사카를 유린했다. 전북은 1(3대4 전북 패)·2차전 합계에서 9대5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전북의 4강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팀 알 이티하드다.

200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된 후 조별리그가 아닌 토너먼트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것은 이동국이 처음이다. 이동국은 후반 3분 첫 골(결승골)을 시작으로 45분까지 머리와 발로 골을 몰아쳤다. 오사카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동국의 골결정력은 빛났다. 전반전 두 차례 정도 골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갈수록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사카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보경이 전북 수비수 최철순과 공중볼을 다투다 코뼈를 다쳐 전반 12분 교체아웃되면서 미드필드 싸움에서 전북에 밀렸다.

이동국은 이번 대회 9골로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2위는 6골의 하태균(수원)이다. 이변이 없는 한 대회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김도훈(은퇴)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한국인 최다골(12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동국은 지난해 전북에서 처음 나간 이 대회에서 3골을 터트렸었다.

이동국은 K-리그 4경기를 남기고 14도움으로 첫 도움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K-리그 통산 113골로 4골을 추가하면 우성용을 넘어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이동국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면서 "공격수로서 득점왕이 되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기록에 집착하는 것보다 기록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은 이날 알 이티하드를 맞아 몰리나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1(1대3 서울 패)·2차전 합계에서 2대3으로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암=민창기, 김성원 기자 전주=노주환 기자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27일)

전북 현대 6-1 세레소 오사카(일본)

FC서울 1-0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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