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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포항 경기력 저하 원인은 '불협화음'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27 14:35 | 최종수정 2011-09-27 14:32


모따. 스포츠조선 DB

포항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다. 인천, 상주와의 원정 2연전(25, 26라운드)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전은 1대0, 상주전은 3대1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내용이 문제였다.

인천전에서는 슈팅 4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인천은 12개를 기록했다. 상주전에서는 슈팅수가 12대12로 같았다. 하지만 김다솔 골키퍼의 몇 차례 선방이 없었다면 졌을지도 모른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답답한 경기를 해서 팬들에게 미안하다.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즌 중반까지 잘나가던 포항이 갑자기 헤매는 것은 선수 조합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월말 슈바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공격진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모따가 가장 애매하다. 슈바가 복귀하자 모따는 측면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모따는 이 자리를 '측면 공격수'로 이해했다. 황 감독의 생각과 다르다. 황 감독은 모따에게 '측면 공격수'가 아닌 '측면 미드필더'를 주문했다. 측면 미드필더는 수비 부담이 많다. 활동반경도 넓어야 한다. 측면 수비수가 공격에 적극 가담했을 때는 중앙이나 2선으로도 이동해야 한다.

슈바 복귀 이전과는 또 다르다. 슈바가 복귀하기 전에는 고무열-모따-아사모아가 자주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수를 공략했다. 쓰리톱을 내세우는 4-3-3 전형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슈바는 최전방에 가만히 박혀있다. 모따와 아사모아만이 간간이 자리를 바꾼다. 역동성이 줄어든 대신 부담이 늘어났다. 허리를 강화한 4-5-1 전형의 개념이 짙다. 최전방 공격수에 익숙한 모따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공격수로 나섰던 아사모아 역시 모따만큼은 아니지만 미드필더 역할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황 감독도 "두 선수가 측면 미드필더의 임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경기 중 양 측면 간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그들이 고립되는 현상이 자주 벌어진다"고 분석했다.

최전방이 헐거워지니 포항의 자랑인 허리도 흔들리고 있다. 인천전이나 상주전에서는 상대팀에게 경기를 장악당했다. 원정경기였지만 점유율에서 57대43(인천전), 54대46(상주전) 밀렸다. 황 감독이 추구하는 패싱 게임이 사라졌다.

황 감독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아사모아는 조금씩 미드필더 역할에 적응하고 있다. 상주전에서는 2도움을 기록했다. 모따를 위해 4-4-2 전형도 생각 중이다. 상주전 후반에 모따를 위로 올렸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는 황진성을 돌리거나 고무열을 배치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 상주전이 끝난 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시 정신을 다잡고 남은 경기를 잘 치르자"고 독려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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