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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지적도 직설적이다.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이미 정상의 자리에 선 A대표팀 선수지만 발전의 여지가 있다면 비난을 피하지 못한다. 다만 한 명만은 예외다. 주장 박주영(26·아스널)에게는 무한 신뢰다.
조 감독은 26일 기자회견에서도 박주영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 11일 UAE와의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차전 멤버를 발표하면서 "박주영이 더 잘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아스널로 이적한 박주영은 시즌 초반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팀 페이스가 널을 뛰는 통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평가는 시기상조지만 좋은 징조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아스널 벵거 감독은 박주영의 페이스가 더 좋아지면 투입하려는 것 같다. 염려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신뢰의 첫 번째 이유는 대표팀 주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다. 박지성이 주장으로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물론 박지성에 대해 뭐라 말할 지도자는 없겠지만). '대표팀 주장은 늘 선수들의 중심에 서야 한다.' 조 감독의 평소 지론이다.
둘째는 플레이 스타일이다. 박주영은 공간을 만들고, 많이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정형화된 공격수가 아니다. 조 감독이 주장하는 '제로톱(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여러 선수가 바꾸어 맡는 것)'에도 맞다. 세번째는 어릴 때부터의 인연이다. 2005년 FC서울 입단 전부터 조 감독은 박주영을 개인적으로 알았다. 직접 데리고 있지는 않아도 축구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