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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지' 지동원(20·선덜랜드)이 노리치시티 원정에서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을 기록했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은 '영건' 지동원과 코너 위컴 카드를 평소보다 10분 정도 빠른 후반 23분경 꺼내들었다. 올시즌 리그 승격팀인 노리치에게 2골을 무기력하게 허용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았다. 라르손 자리에 지동원을, 세세뇽 자리에 위컴을 투입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는 지동원에게 익숙한 자리다. 전 소속팀 전남 드래곤즈에서 원톱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 미드필더를 두루 경험했고, 박지성의 은퇴 이후 조광래호에서도 여러 차례 섰던 자리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찬스를 노렸다. 2골이나 뒤진 상황에서 무리한 골 욕심보다는 치밀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성실한 팀플레이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리처드슨의 만회골 역시 팀플레이의 결과물이었다. 문전 중앙에서 침투패스를 이어받은 지동원은 특유의 넓은 시야로 페널티박스 외곽 왼쪽 측면의 키어런 리처드슨에게 원터치 패스를 연결했다. 리처드슨이 낮게 깔아찬 공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전 종료 직전 지동원의 데뷔골로 1대2를 기록하며 영패를 면했던 선덜랜드가 노리치시티전에선 지동원의 어시스트, 리처드슨의 만회골에 힘입어 또다시 영패를 면했다.
지동원에게 노리치전 첫 도움은 단순한 공격포인트 이상의 의미다. 주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의 이적과 기존 공격진이 부진 속에 침착하고 성실하게 자신만의 장점을 꺼내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선덜랜드의 패스워크 안에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브루스 감독이 후반전에 실험한 지동원-위컴-벤트너 3인방 카드는, 전반 세세뇽-벤트너 투톱 카드에 비해 확실히 활발했다. 전반전에 비해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공격 움직임이 감지됐다. 스무살 지동원은 어린 나이에 비해 큰 경기 경험이 많다. A매치에서 이미 11골을 기록한 몸이다. EPL 6경기만에 1골1도움을 기록하는 집중력으로 리그 연착륙에 파란불을 켰다. 짧은 시간이지만 출전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