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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초보감독으로 느끼는 고충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9-18 13:53


유상철 감독이 초보 감독으로의 고충을 얘기했다. 7월 23일 강원전에서 조홍규의 골이 터진뒤 기뻐하는 유 감독. 스포츠조선DB.

아무리 스타선수 출신이었다고 해도 감독은 또 다른 세상이다.

유상철 대전 감독(40)이 이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유 감독은 선수로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 비난도, 찬사도 받았봤다. 대표팀, K-리그, 해외생활 등을 거치며 선수로서 경험할 수 있는 대부분을 해봤다. 감독이 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선수단에 녹이고 싶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러나 의욕과 달리 진짜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 있단다.

유 감독이 초보감독의 고충을 얘기했다. 대전을 빠르게 정상화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지만, 어쩔 수 없는 초보티가 난다고 했다. 유 감독은 "상대를 분석하기 위해 비디오를 보는데 어떻게 전략을 짜야할지 답이 안나올때가 있다. 선수가 부상이나 퇴장 등 징계로 나올 수 없을때 어떤 전술로 바꿔야할지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을때도 그렇다"고 했다. "머리속에 있는 회로가 섞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11일 부산전(0대1 패)을 예로 들었다. 대전은 A매치 휴식기 동안 매일 두차례씩 훈련을 하며 부산전을 준비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올라왔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며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바바, 박은호 등이 부상으로 전반 초반 이탈하고, 퇴장 선수가 두명이나 나왔다. 유 감독은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는데 정신이 없더라"고 술회했다.

유 감독은 대전 감독이 된 후 선수시절을 많이 떠올린다. 그때 감독이었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떠올리며 답을 찾아가고 있다. 진짜 답이 안나올때는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조언도 구하고 싶은데 일단 버텨볼려고 한다. 힘든 것도 경험해봐야 진짜 힘들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공이 쌓여야 좋은 지도자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프로 감독으로 한경기, 한경기는 알토란 같은 경험이다. 유감독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는데 프로감독으로 짧은 시간 많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일주일간의 선수영입부터 두명이 퇴장당하는 경기, 완패, 극적인 승리 등 7경기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유 감독은 더 멀리 내다보겠다고 했다. 그는 "내공이 쌓일려면 98승 남았다"며 웃었다. 현재 유 감독은 프로 감독으로 2승을 거뒀다. 승수가 올라갈수록 초보티가 벗겨지고, 베테랑의 향기가 풍길 것이다. 유 감독의 감독기는 이제 시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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