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가 또 다른 역사를 썼다.
24개팀(6조)이 참가하는 청소년월드컵에선 각조 1, 2위가 16강에 오른다. 각 조 3위를 차지한 6팀 중 4팀도 16강 티켓을 얻는다. 3위팀 간에는 승점→골득실차→다득점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이미 한국에 뒤진 2개조가 나왔다. B조와 E조다. B조 3위 뉴질랜드는 승점 2점, E조 3위 파나마는 승점 1점에 불과하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이광종 감독이 그 끈을 이어갔다. 청소년월드컵은 1977년 시작됐다. 지금까지 2회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번이 최초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다.
콜롬비아전은 서두를 것이 없었다. 무리한 플레이보다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일전이었다. 하지만 골키퍼 실수에 의한 실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감독은 안정에 무게를 뒀다. 조별리그 통과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은 선수비-후역습 카드를 꺼냈다. 4-2-3-1에서 4-4-1-1 시스템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경기 초반 지능적으로 경기 운영을 했다. 지공 작전을 펼쳤다. 콜롬비아는 한국의 느린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용재를 앞세운 역습도 날카로웠다. 그러나 전반 32분 무리엘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콜롬비아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노동건은 쉴새없이 몸을 날렸다.
전반 37분 골문이 열리고 말았다. 부상에서 탈출해 첫 선발 출전한 원조 주전 골키퍼 노동건이 뼈아픈 실수를 했다. 판단 미스였다. 상대 크로스를 처리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무리엘과 경합했고, 볼을 빼앗겼다. 골문에는 누구도 없었다. 무리엘에게 골을 허용했다.
이광종호는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날 경우 10일, 스페인일 경우 11일 일전을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