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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동연 "연기인생? '빈센조' 전후로 나뉘어"..'평생배우'의 꿈(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5-03 10:15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곽동연(24)이 '빈센조'로 완전히 변했다.

곽동연의 연기 인생은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박재범 극본, 김희원 연출) 전과 후로 나뉜다고 했다. 그 정도로 자신을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라는 것. 2일 종영을 맞은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곽동연은 장준우(옥택연)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악으로 자라나게 된 바벨그룹의 가짜 회장, 장한서를 연기했다.

29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난 곽동연은 "장한서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제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비단 저 혼자 머리를 싸매며 성장했다기 보다는, 너무 존경하고 뛰어나신 선배님들을 보며 함께 성장했고, 그분들의 연기를 직접 보며 성장할 수 있었다.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김희원 감독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뉠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저에게는 감사한 감독님이다. 이 인물의 어떤 면을 짚어야 할지, 배우로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고, 대본을 볼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봐야 하는지 A부터 Z까지를 감독님 만의 노하우로 전수해주시고 작업을 해나가며 너무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빈센조' 속에서 곽동연은 살아 숨쉬었다. 장한서로 분했던 시간 내내 "곽동연이 이 정도였냐"는 시청자들의 칭찬을 무수히 많이 받기도 했다. 곽동연은 자신에게 쏟아진 호평들에 전부 감사하며 "많은 분들이 칭찬의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기분 좋은 시간들이었다. 한서란 인물은 극중 여러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다. 그중에서 가장 핵심 키워드는 한서에겐 생존이었다. 살아가고 있지만, 형(장준우)이란 존재에 완전히 지배를 당해서 주체적인 의식은 전혀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산송장 같은 삶이었을 거다. 내 삶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생존이 한서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빈센조를 만나 희망을 느끼는 점들도 '저 사람이라면, 나 앞으로 살겠다'고 분석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 초반 철저한 악역처럼 그려졌던 장한서였지만, 중반 이후 시청자들의 연민을 받기도 했다. 곽동연도 "한서가 그저 악인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5회에서 한서의 과거사가 등장했고, 아버지를 살해하는 준우를 직접 보고 그런 장면들로 하여금 제가 한 발짝 떨어져 봤을 šœ 장한서는 학습된 악을 가진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 빈센조를 만나고 금가프라자에서 정을 느끼고, 인간다움을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실제 맞는 장면들을 찍으며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다는 그다. 곽동연은 "정말 많이 맞았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제일 많이 맞았다. 준우가 매일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고, 하키채로 때리고,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장면을 찍을 때마다 실제로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맨날 그렇게 짐짝 취급을 당하니 모욕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반복적으로 그런 신들을 찍다 보니 실제로도 우울감이 느껴지기도 했다"며 "한서란 아이가 실제로 모욕감을 느끼고 좌절할 수 있도록 상의해서 만들어낸 신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송중기 선배에게 모두 한 번쯤 설šœ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보고 배운 것 역시 많았다. 곽동연은 "송중기 선배는 빈센조에 어울리는 선배 그 자체였다. 빈센조란 인물이 금가프라자 사람들 전체를 아우르는 것처럼 항상 촬영장 전체를 아울러주셨고 배우와 스태프 할 것 없이 역량을 뽐내는 시간이 됐다"며 "현장에서 강행군으로 지쳤을텐데 '선배님 이렇게 힘드실텐데 어떻게 하시냐'고 물으니 '촬영장이 너무 좋아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하시더라. 그런 프로페셔널함이 선배님의 매력인 것 같다. 저희 현장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중기 선배에게 한 번쯤은 설레지 않았을까 싶다"고 할 정도.

곽동연은 특히 장한서를 만들어내는 데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저는 초반과 중반만 하더라도 바벨, 우상과 촬영을 많이 했는데 제가 까마득한 후배고 막내임에도 제가 생각하는 것, 해보고 싶은 표현, 애드리브를 전부 다 포용해주셨다. 조한철 선배와 김여진 선배의 배려로 완성된 장면들이었다"며 "아이스하키 신에서도 리허설을 하다 보니 송중기 선배와 스케이트를 타는 신이 굉장히 아름답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반하겠다'는 생각에 아주 풋풋한 멜로 신이 돼버렸고, 원래는 '멍청한 거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요'하고 신이 끝났었는데, 센조 형이 저를 툭 치고 가는데 박력이 확 느껴지면서 다시 한 번 반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제가 이탈리아어로 '고맙습니다'를 검색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역시 샘솟고 있지만, 결국 죽음으로 최후를 맞은 장한서의 결말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곽동연은 "시즌2는 너무 꿈 같은 일이다. 꼭 이뤄지면 좋겠다는 희망이다. 배우들도 늘 염원하고 있다. 생각하는 시즌2라면, 대한민국에 아직도 제2의 바벨들이 많으니 빈센조가 다시 그들을 깨부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저는 비록 갔지만, 다 계획을 세워놨다. 저는 다 큰 영호(강채민)로 등장하거나 빈센조의 옆에 늘 따라다니는 영혼으로 나오기로 했다. 결과에 대해서는 지금 만족한다. 한서가 다양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됐고, 그렇게 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빈센조'로 완전히 뗐다. 곽동연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숨기고 싶은 일이었다. 연기와 관련이 없는, 외부에서 굴러온 돌처럼 보이는 게 싫어서 숨기고 싶고 사랑하지 않는 과거였는데 최근 되돌아 생각해보면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그때 얻은 것들이 분명 있는 것 같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거, 뭔가 노력해서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이 저만의 노하우와 지혜가 됐다"고 했다.

작품이 끝나고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연애'와 '여행'이었지만, 차기작으로 영화 '6/45' 촬영에 곧바로 돌입하며 그 꿈을 완전히 버렸다. 곽동연은 "가장 하고 싶던 것이 연애와 여행이었는데, 다음 작품의 촬영을 바로 시작해서 그 작품을 여행하며 대리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곽동연은 앞으로도 '평생 배우'를 위해 달릴 예정이다. "지금도 평생 배우를 하고 싶단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저는 매작품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에 내가 만족하지 못한 한 신 때문에 괴로워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쳐서 떨어져나가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기에 매달려 괴로워하기 보단 다음 신을 잘 만드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고, 스스로를 유하게 대하는 태도가 오래 이 일을 사랑하며 하는 것에 맞는 태도라 생각해서 앞으로 연기를 할 때마다 곽동연이 나오면 '이번엔 또 뭔가 새롭네'로 기대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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