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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표 NC 야구, 이 악문 롯데에 2연패 안겼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4-15 17:07


14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NC다이노스 창단 및 홈 개막 경기가 열렸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김경문 감독.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14

"오늘 롯데는 2군이 아니라 1.3군인데요?"

14일 마산구장. NC의 역사적인 홈 개막전을 앞두고 이상구 단장은 상대팀 롯데의 라인업을 받아든뒤 허탈한 미소를 보였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1군에서 보던 이름들이 라인업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단장은 롯데 단장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손용석에게 "살살 해"라고 애교섞인 청탁을 하기도 했다. 롯데의 한 고위 인사는 '절대 NC에게 져서는 안된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였다. NC는 생갭다 강했다.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8대1 대승을 거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진명호-이승호-김일엽-이정민이 등판했던 15일 엔 6대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롯데 1군 투수들을 상대로 NC 타자들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껄끄러웠던 롯데를 상대로 2연승.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모든 NC 관계자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또한 이틀 내내 '김경문표' 야구가 NC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먼저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돋보였다. NC는 14일 경기서 총 6차례 도루에 성공했다. 톱타자로 나선 이상호가 두차례, 그리고 강구성 나성범 이성엽 황윤호가 한차례씩 도루에 성공했다. 6회 1사 1,2루서는 더블스틸로 2,3루를 만들며 상대를 흔들기도 했다. 2루주자 황윤호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1루주자 이상호는 한박자 늦게 출발하는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감독 시절부터 '발야구'로 유명했다. 이종욱 고영민 오재원 정수빈 등 발빠른 타자들을 발굴해 주축선수들로 썼다. 남들보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해왔다. NC에서도 이같은 성향이 그대로 나오고 있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오늘 원하던대로 공격을 했고, 좋은 베이스러닝이 나왔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감독하는 내내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강조해왔다. 계속 이렇게 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돋보였던 건 상대의 도루를 모두 저지한 포수 김태우였다. 롯데가 했던 네차례의 도루 시도를 모두 잡아내며 공격의 예봉을 꺾었다.

두번째로 김 감독은 NC에서도 '화수분 야구'를 예고했다. 앞선 2경기에서 출전시키지 않았던 김종찬을 5번-우익수로 내보냈고, 유격수로 고졸 1년차인 황윤호를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김 감독이 "칼을 갈았을 것"이라고 표현했던 김종찬은 NC의 창단 첫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에 부응했다. 황윤호는 경기 초반 긴장돼 실책성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매끄러운 수비를 선보였다.


김 감독은 매경기 라인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강진에서의 첫번째, 두번째 경기와 마산 홈경기가 모두 달랐다. 15일에는 전날 잘한 포수 김태우를 빼고 베테랑 허 준을 투입시켰다. 김 감독은 "기회를 줬을 때 꽉 잡으라는 의미다. 정해진 9명이 어딨나. 기회를 잡으면 자기 자리가 되는 것"이라며 "계속 경쟁시키겠다"고 했다.

15일에는 새로운 곳에서 결실을 보기도 했다. 2-5로 패색이 짙던 8회말, 앞선 이닝 때 대수비로 들어온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명환의 투런포로 4-5로 쫓아간 뒤 김정수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고, 김동건의 볼넷, 그리고 마낙길의 중전안타가 나와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세 명 모두 대수비 들어온 선수들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역전당한 뒤 곧바로 재역전한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뒤에 나간 선수들이 중요한 타이밍에 해결해줬다. 내일은 주전들이 많이 바뀐다. 이 선수들을 주전으로 내보낼 것"이라며 웃었다.

최근 NC의 1군 진입 시기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결국 NC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하지만 김 감독은 본래 목표였던 선수 육성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김 감독의 목표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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