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화가로 제3의 전성기를 맞은 박신양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믿고 보는 배우'의 품격을 드러냈다.
특히 '사흘'은 전작 '박수건달'(13, 조진규 감독)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박신양이 주연을 맡아 관객의 기대를 자아냈다. 2019년 방영된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이후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화가로 깜짝 변신에 나선 그가 다시 '사흘'을 통해 스크린으로 컴백, 데뷔 이후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
화가 데뷔 후 불거진 배우 은퇴설에 대해서는 "연기를 그만 한다고 한 적 없다. 그림을 그린다고 연기를 그만 두는 게 아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 자동적으로 연기 은퇴라는 질문을 받는 것 같다. 연기도 그림도 나의 표현이다. 연기는 내 표현을 받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다. 내가 하는 표현이 누군가에게 전달이 될지 궁금증을 가지고 작품에 임한다. 연기는 이야기도 정해졌고 방식도 캐릭터를 통해 한다. 어?F게 보면 많은 사람들과 비교적 너무 무겁지 않게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림은 조금 다르다. 온전히 한 작가의 밑바닥까지 가 생각을 끄집어 내 소통한다. 조금 다른 방식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둘 중 뭐가 좋냐고 묻는다면 지금은 그림이 더 좋다고 할 것 같다. 광범위하지만 모험심을 자극한다. 한 사람의 감정을 통으로 끄집어 내는 과정이다. 매력적이고 좋다. 그렇다고 연기를 포기하고 그림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소신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데뷔 이래 첫 오컬트 장르 도전에 "오컬트 장르에 대해 그닥 관심이 없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찾아 보거나 좋아하는 소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는데 집중적으로 오컬트 장르 영화를 찾아보면서 흥미를 느꼈다. 감정이라고 하기엔 강력한 어떤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감정과 다른 측면이 있더라. 두려움이 극대화 되는 장르인 것 같다. 오컬트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극대화될 때 효과가 나타나더라.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할 이야기도 많아졌다. 10시간짜리 회의를 제작진과 100회 정도 했던 것 같다"고 곱씹었다.
이레와 부녀 호흡을 맞춘 과정도 "영화는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없고 시간이 제한적이었다. 이 영화에서 묻어나야 할 강력한 느낌은 아빠와 딸의 애절한 느낌이다. 딸이 죽지 않았다고 믿고 미쳐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관객에게 동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서사를 전부 풀기에 영화라는 장르가 제한이 있다. 관객은 나와 이레의 투샷을 봐도 부녀 관계의 느낌을 받아야 했다. 이레가 긴장을 풀어야 했고 그걸 위해 서로 연습 시간을 가졌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사소한 것부터 대사 연습까지 자주 호흡을 맞추려고 했다. 특히 말을 놓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어느 날은 이레가 편하게 말을 놨지만 또 어느날은 말을 놓지 못하더라.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지금의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 강동원에 이어 사제로 변신한 것에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어 영광이다. 나도 사제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봤다. 시나리오에서 나온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웃었다.
이레 역시 "오컬트 장르 영화를 좋아했다. '사흘'을 제안 받았을 때 굉장히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작품을 들어가기 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지가 선택 여부에 중요한 요소인데 그런 부분이 충족됐다"고 전했다.
|
'사흘'은 박신양, 이민기, 이레 등이 출연했고 현문섭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