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7살 아이에게 닥친 청천벽력 같은 질환 의심에 엄마가 무너져 내렸다.
엄마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우는 게 흔한 생떼가 아니었다"라 설명했다. 심지어는 유치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시작된 등원 거부 상황.
엄마는 "그날은 너무 깜짝 놀랐다. 새벽부터 일어나 울었다. 좀 더 자라고 했지만 오히려 더 심하게 울더니 입이 굳는 마비증세까지 보였다"라 했다. 심지어 몸이 굳은 채 쓰러져버렸다고. 엄마는 "3년 간 다닌 유치원이었다. 유치원을 바꾼 것도 아니다"라며 예비 초1인 딸을 걱정했다.
|
금쪽이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자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거기에 엄마에게 바로 이르기까지 했다. 할머니는 아이가 울자 눈물을 보였다.
할머니는 금쪽이가 진정하는 사이 집안일을 시작했고 울음을 그친 금쪽이는 휴대폰을 제대로 손에 쥐지 못했다. 동그랗게 말린 금쪽이의 왼손. 금쪽이는 할머니에게 힘없이 안겨 눈물만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금쪽이는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다 갑자기 코피를 흘려 할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오히려 금쪽이는 담담하게 "저번에 토했을 때도 코피 났잖아"라 했다.
금쪽이 아빠가 신장 질환을 가지고 있고 금쪽이 역시 같은 병을 가지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모야모야병에 대해 들어보셨냐"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역시 아빠가 가지고 있는 병이었다.
엄마는 금쪽이 역시 모야모야병인 것 같다는 말에 눈물을 터트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엄마는 눈시울만 붉혔다.
|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에게 모야모야병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확진 후에는 전문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라면서도 "냉정하게 모야모야병은 조심해야 하지만 너무나 허용적인 육아 때문에 별거 아닌 일도 금쪽이는 울고 떼써야 하면 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간다"라 했다.
가족들은 아빠와 금쪽이를 보여줘야 하나를 고민했다. 엄마는 "충격받아서 괜히 아빠에 대한 기억만 나빠질까봐"라 걱정했다.
결국 엄마는 아빠를 보여주기로 했다. 생후 200일 이후로 처음 보는 아빠. 엄마의 한숨이 더욱 깊어진 이유. 금쪽이는 병원에 도착했다. 신나게 왔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빠 곁에서 금쪽이는 조용해졌다. 뇌출혈로 의식 불명인 아빠. 엄마는 "금쪽이 왔잖아"라 했지만 남편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금쪽이는 "지금은 말 안하고 싶어. 아빠 조금 무서워"라며 엄마의 품에 안겼다.
|
그때 누워있던 아빠는 몸을 움직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금쪽이는 "엄마를 보려는 거야"라고 위로했다. 시어머니는 "미안하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말랐네"라고 오열했다.
6년간 한 번도 의식하지 못한 아빠. 만남 전까지 금쪽이의 충격을 걱정했던 엄마는 "보여주고 나서 생갭다 덤덤하더라. '조금 무서웠는데 아빠 잘생겼어'라 하더라.
금쪽이는 '아빠'라는 물음에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고민한 금쪽이는 "좋았어. 아빠가 멋있었어"라 답했다. 아빠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금쪽이는 "나 아빠 그려볼래"라 했다.
모야모야 관련 검사를 진행한 금쪽이, 엄마는 의사 선생님에게 주의사항을 들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