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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파격에 파격을 더한 배우 유재명(51)이 제3의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행복의 나라'는 악의 축 전상두로 섬뜩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재명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이다. 부정 재판을 주도하며 박태주(이선균)의 목숨을 쥐고 흔들 뿐만 아니라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그리고 그가 속한 변호인단까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휘두른 전상두 그 자체가 된 유재명. 실존 인물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파격 변신으로, '서울의 봄' 속 전두광(황정민)과 또 다른 지점의 열연으로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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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황정민은 뜨겁고 열정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내가 표현한 전두환은 밀실에서 술수와 편법으로 상대를 가지고 노는 듯한 뉘앙스로 야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행복의 나라'를 촬영 할 때는 '서울의 봄'에 대해 몰랐다. 어쩌면 몰랐기 때문에 더 '행복의 나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격적인 비주얼 또한 "분장팀, 추창민 감독과 전상두에 대한 콘셉트를 정리했다. 내가 전두환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다들 너무 닮았다고 하더라. 연극을 하다 보니 이미지를 바꾸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테스트 삼아 머리를 밀어 봤는데 그게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어차피 머리를 밀어도 평소엔 모자를 쓰고 다니면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부담감은 없었다. 이를 뽑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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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에 대해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특히 유재명은 지난달 31일부터 공개된 디즈니+와 U+모바일tv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 촬영 당시 이선균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선균의 마약 혐의로 입건되면서 출연이 취소, 이선균 대신 조진웅이 나서면서 유재명은 조진웅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유재명은 "아무래도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한 이선균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는 배우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이제는 이선균의 유작 이야기보다 배우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 바란다. 이선균의 연기 자체, 그의 연기 결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안타까운 마음은 다시 반복되는 순간 또 다른 아쉬움이 생긴다.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실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가 되길 바란다. 그게 가장 솔직한 마음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더불어 '행복의 나라'를 통해 호흡을 맞춘 이선균에 대해 "굉장히 여유가 있었다. 동네 사람처럼 너무나 편하고 즐겁게 촬영을 하다가 촬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형, 동생이 되어 '행복의 나라'를 보냈다"며 "이선균은 '행복의 나라'에서 굉장히 힘든 연기를 했다. 전상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캐릭터다. 눈빛과 뉘앙스 몇 가지만으로 연기를 해야 했다. 딜레마에 빠진 인간, 자신의 목숨, 조국, 신념 중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캐릭터의 연기는 같은 연기자 입장에서 봤을 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박태주의 눈빛을 보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느꼈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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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