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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서정희가 김태현의 깜짝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서정희는 현재 상처를 이겨내며 작가 및 건축 회사 대표로 새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6살 연하 김태현은 3년째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서정희는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에 "작년에 유방암 수술 직후라 머리가 짧았는데 벌써 이렇게 머리가 많이 길었다"고 미소 지었다. 서정희는 "정말 그때 도움이 너무 많이 됐다. 지금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다시 나왔다"라 했다. 서정희는 필라테스 대회 시니어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방암 완치 판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딸 서동주는 '엄마가 달라진 점'에 대해 "전 국민이 느낄텐데 엄마가 되게 행복해 보인다. 저는 엄마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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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주는 "제가 장난스럽게 '내가 엄마보다 이혼 선배다'라 했다. 이혼하고 나면 감정기복이 심하다. 엄마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라 했다. 서정희는 "첫 결혼 당시 '달라야 잘 산다'라고들 많이 했다. 근데 못 사는 것 같다. 너무 다르니까. 그 차이 때문에 지난 결혼 생활이 힘들었다. 이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힘이 없었다. 예전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구나"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며 "제가 이렇게 편안해도 돼요? 좋아해도 될까요?"라 물었다.
서정희는 6살 어린 남자친구에 대해 "저는 여성으로서 '지는 해'이지 않냐. 나중에 여성으로서 매력이 없다면 남자친구가 떠나가지는 않을까? 싶다. 차라리 우리가 오랜 결혼생활을 해왔으면 모르겠다"라며 불안해 했다.
이혼 후에도 해방감보단 불안을 느꼈던 서정희는 그로부터 1년 후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딸 서동주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서정희는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다"라며 '재혼'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난 상대에게 무조건 받기만 할 거야'라 했다. 32년 희생하며 살아온 결혼생활을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저씨 옆에서는 다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더라"라 딸에게 고백했다. 이어 "딸 재혼할 때 같이 해볼까 싶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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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는 "60세에 시작한 첫사랑 같다"라 했다. 김태현을 만난 후 커플룩도 맞춰봤다고. 서정희는 "61년 동안 자전거도 타본 적이 없는데 저에게 자전거 선물을 해줬다. 그래서 로드 사이클에 도전하게 됐다"라 밝혔다.
서정희는 "유방암 투병 중 항암 치료를 했는데 본인 머리를 다 깎고 제 머리를 깎아주더라. 너무 어색했는데 미리 머리를 깎은 걸 보여주더라. '이리 와서 앉으세요. 제가 깎아드릴게요'라 하더라. 그게 너무 감동이었다. 머리 빠지는 과정이 참 추하다. 눈썹도 없어진다. 저도 제 피주머니를 못 보겠는데 그걸 다 갈아줬다"며 남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 했다.
김태현은 "정희 씨를 만나기 전에 저도 힘든 시기였다. 한 나라의 국책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게 잘못되면서 이혼까지 했다. 재정적으로 심각했다. 저한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다시 한 번 추스르고 둘이 한 번 잘 해보자'라 하더라"라 회상했다. 서정희는 "전 돈에 대해서는 오히려 자유롭다. 이혼 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도 만나봤는데 돈 때문에 안정감을 느낀 적이 없다. 정말 힘들 때 재정적인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보려 일부러 테스트 해본 사람도 있는데 안되더라. 그런 게 없이도 안정감 있게 해준 게 김태현이다"라 했다.
1년 전 당시 '금쪽상담소' 방송 전 서세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그당시 심정에 대해 서정희는 "저는 많이 안타까웠다. 아직 힘들었던 앙금이 가시지는 않았다.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나랑 살았으면 안죽었어'라는 생각을 했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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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는 "먹는 거에 자주 '욱'한다. 전남편의 트라우마가 먹는 걸로 발현됐다. 제가 항상 급하게 먹고 고기 맛을 느끼기도 전에 삼켜버린다. 결혼 생활 내내 먹는 걸 차단 당했다. 이혼 후 음식 앞에서 제가 사자가 포효하는 거 같다더라. 음식이 나오면 거기에만 집중한다"라 했고 김태현 역시 "음식의 양보다 입맛에 안맞으면 욱 한다"라고 공감했다.
서동주는 "사실 저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제 삶의 고민을 털어놓은 남자 어른이 없었다. 아저씨를 만나서 제게 그런 존재가 돼주었다. 아빠 그 이상의 존재다. 제 마음 속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엄마랑 아저씨가 평생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옆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라 했고 김태현은 서동주의 진심에 눈물을 흘렸다.
그때 김태현이 커다란 꽃다발을 서정희에게 건넸다. 김태현은 깜짝 프러포즈로 직접 써온 손편지를 낭독했다. 김태현은 "앞으로 남은 여정 동안 알아가고 느끼며 더욱더 뜨겁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엽혀요 이젠. 아무걱정 말고"라며 붉어진 눈시울로 고백했다. 서정희는 그를 받아들이며 "너무 기뻐서 눈물이 안난다. 너무 행복하다"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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