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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성훈(39)이 윤은성의 악행을 연기하며 어려웠던 부분을 고백했다.
박성훈이 연기한 윤은성은 백현우(김수현)와 홍해인(김지원)의 사랑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살인교사와 협박, 납치, 가스라이팅에 이르기까지 하지 않은 악행이 없었을 정도. 홍해인에 대한 무서운 집착을 보여주며 전작이던 '더 글로리'의 전재준을 떠올리게 했다는 평가다. 박성훈은 "공교롭게도 악역을 맡았던 작품들이 이슈가 돼서 각인이 되는 듯한데, 사실은 '더 글로리'와 '눈물의 여왕' 사이에 '남남'과 '유괴의 날'이 있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 이어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박지은 작가님 작품이라 하니,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보다 동생이지만, 일찍 연기를 시작한 (김)수현이의 팬이기도 했기에 어떤 친구인지 궁금했고 함께 연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악행에 배우 본인도 연기하기 쉽지 않았던 윤은성이다. 박성훈은 "대본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15부 엔딩이었다. 애절한 두 사람(백현우와 홍해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차로 쳐버리는 장면에서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저럴 수 있어!'하면서. 15부 말부터 16부 초중반까지 은성이의 질주를 보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은성이가 마지막에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을 연기할 때는 다채로운 감정이 담겨 있고, 복잡미묘한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또 연기를 느낀 것이 해인이가 깨어났을 때 가스라이팅을 하는데, 그걸 찍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저는 누가 누군가에게 가스라이팅하는 것을 혐오하는 편이라서, 연기는 해야 하지만, 연기를 하기 싫었던 장면이다. 왜냐면 '내가 어릴 때 그랬고, 우리가 잘 만났고, 지금은 사랑하는 사이고' 이런 게 아니더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잖나.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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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그다. 박성훈은 "SNS에 많이들 댓글을 남겨주시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수없이 보내주시는데, 육두문자로 시작해서 '제발 좀 꺼져라', '현우 해인을 갈라놓지 말아달라', '나랑 한판 뜨자' 등의 내용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불쾌하거나 상처받지는 않았다. 악역이니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그만한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해인과 현우 커플을 몰입해서 응원해주시다 보니, 저에게 그런 감정을 느껴주신 게 아닌가 생각했다. 또 식당 이모님께 '적당히 해!'라며 등짝 스매싱과 타박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신 것이라 느꼈고, 댓글을 보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고 시청률 24.85%를 기록하며 종영해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박성훈은 미국에서 온 미스터리한 M&A 전문가에서 홍해인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소름돋는 인물 윤은성으로 분해 극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