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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유아인의 '마약 혐의'로 인해 공개가 불투명했던 '종말의 바보'가 판결 전 베일을 벗는다.
'인간수업', ' 마이 네임' 등을 선보였던 김진민 감독과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의 작품으로 현실에 대한 신랄한 묘사와 탄탄한 필력을 선보였던 정성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안은진과 전성우, 김윤혜의 열연에 더해 현재 마약 혐의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유아인의 열연도 이어졌던 바. 유아인의 마약 혐의로 인해 '종말의 바보'는 무기한 공개가 연기됐던 바 있으나, 판결 전 세상에 공개되게 됐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처음에 원작과 정성주 작가님의 글을 받았을 때 디스토피아를 향해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기 보다는 그런 디스토피아, 종말을 맞아하게 됐을 때 '나는', '너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묻는 작품이라 연출로서 욕심이 났다. 배우들이 맡은 각각의 캐릭터들이 '저중에 내 모습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라면 꼭 잘 만들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생존 투쟁으로 가는 작품이 많으니까, 이 작품을 다르게 보시면서 '저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저게 내 모습이겠구나'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개되고 나면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개 직전 위기가 있던 작품이었다. 배우 유아인의 마약 혐의 등 재판으로 인해 공개가 무기한 미뤄졌던 것. 약 1년을 무기한 연기됐던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의 마약 혐의 판결 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진민 감독은 "사실은 '하겠지' '하겠지'했는데 '안하네' '안하네'하면서 시간이 갔다. 넷플릭스에도 '할거냐'고 물었고 '모르겠다'는 답을 여러 차례 받았다. 한동안 잊었다가 다시 한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다. 한 번도 이 작품이 공개 안 될 것이라 생각한 적은 없던 것 같다. 공개 안 될 이유가 없다. 아인 씨의 이슈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이 작품이 공개가 안된다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배우 한 분의 문제가 아니라, 이 작품은 충분히 열심히 만들었고, 여러분이 보시면 돌을 맞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 이 작품의 주인은 이 모든 배우와 스태프와 시청하는 모든 분들이 주인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했고, 함께할 수 있게 된 운명을 맞이한 것이 '종말의 바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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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또 "아인 씨는 작품을 하기 전에 굉장히 긴 시간 전화로 얘기를 했다. 선문답을 하기도 했고, 아인 씨가 저를 파악하려는 시간도 있었다. 이 배우가 급수가 좀 높구나. 이 배우와 작품을 하려면 나도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함께하는 분들이 내공이 높은 분들이 있다고 느꼈다. 하면서 배우의 세계는 내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연출이 배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작품이 배우를 만들고, 감독은 배우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끝까지 앙상블과 수십장의 그림을 작업실에 붙여놓고 이렇게도 옮기고 저렇게도 옮기고 고민을 많이 했다. 엑스트라 한 명까지 단 한 명의 후회도 없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특히나 안은진의 캐스팅은 파격적이었다. 김진민 감독은 "이 작품의 대본을 보고 저는 '이 역할은 안은진이요' 했는데 그 때 안은진 씨가 뜨기 직전이었다. 대본 다 줘보세요 했다. 물론 그 분들은 다 안 했다. 저는 그냥 이전에 은진 씨네 대표님을 찾아가서 유아인 얘기 하러온 거 아니고요 은진 씨 주세요 하고 말뚝처럼 박아놓고 시작했다. 안은진 씨 캐스팅을 아주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다. 퍼스트 초이스 원픽이었다"면서 "제가 넷플릭스에 얘기했다. 은진 씨 캐스팅 해두면 이거 개봉하기 전에 은진 씨가 확실하게 떠있을 거라고 했다"고 밝혔다.
'종말의 바보'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