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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연기력 논란에서 드디어 해방이다. '차은우의 옳바른 사용법'이다. 차은우 팬들은 PD와 작가를 향해 엄지손가락 높이 치켜들겠다.
사실 '원더풀 월드' 초반엔 기대 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무리 김남주가 연기 차력쇼를 펼쳐보인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무거운 드라마 내용이 요즘 트렌드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았다. '재벌X형사'나 앞서 종방된 '밤에 피는 꽃'처럼 통쾌상쾌 복수극이나 응징극이 통한다는 것이 '월더풀 월드'의 저조한 성적을 예상했던 키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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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정확한 발음이나 한결 같은 대사톤 등 그간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역이용한 지혜로움에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비밀을 잔뜩 가슴에 담고 있으면서, 김남주를 향해 마음을 열 듯 말 듯 하는 묘한 긴장감이 차은우 특유의 대사톤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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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6회 마지막 장면은 차은우 연기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앞서 김남주는 극중 '펜션 방화 화재' 사건의 피해자에게 불 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혼란에 빠졌다. 차은우가 아무렇지 않게 장작을 피울뿐더러, 왼쪽 어깨에 흉터가 없었던 것.
그 시각 김남주가 살해한 남자의 아내 병실을 찾은 차은우는 여성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대며 "엄마"라고 불러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마침내 베일에 싸여 있던 차은우의 정체가 '펜션 방화 사건' 피해자가 아닌 김남주가 살해한 남자의 아들임이 공개된 것.
이가운데 웃는 듯 마는 듯 살짝 미소가 보이는 듯한 차은우의 표정은 소름끼치는 반전 엔딩으로, 전율을 안겨줬다. 천사같이 아름다운 얼굴에 흐르는, 비열하게도 보이고, 너무나 순수하게도 보이는 표정에 '차은우의 퀀텀 점프'를 기대하게 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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