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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본격 돌입한 게임사 시프트업, 3조원의 시가총액 기대되는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4-03-11 09:32


'대어가 몰려온다!'

게임사 시프트업이 지난 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드디어 IPO(기업공개)에 본격 돌입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상장 조건을 깐깐하게 들여다보면서 심사에 최소 3~4개월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기업의 구조나 매출원이 명확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승인을 받는데 2개월여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시프트업 역시 빠르면 올 상반기 중에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김형태 대표가 창업한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로 이름을 알린데 이어 2년 전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로 초대박을 치며 창사 11년만에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직상장을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지난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 국내 게임사 대장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크래프톤 이후 시프트업이 거의 3년만에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선을 보이는 게임사이기에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 효과와 기대감은 당연히 크다고 할 수 있다.


IPO 본격 돌입한 게임사 시프트업, 3조원의 시가총액 기대되는 이유는?
추정 누적 매출 1조원을 šœ파하며 시프트업의 코스피 상장을 이끈 '승리의 여신: 니케'


특화된 기술력으로 파고 들다

사실 시프트업이 이처럼 빨리 상장 문턱까지 올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김형태 대표가 '창세기전 시리즈'와 '블레이드&소울' 등의 게임에서 아트를 책임진 유명 개발자이지만, 지난 2016년 선보였고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한 시프트업의 첫 작품 '데스티니 차일드'는 미소녀 수집형 RPG로 상당한 인기를 모으긴 했지만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기에 매출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미소녀 아트와 캐릭터에 특화된 회사의 장점과 김 대표의 두터운 '팬덤'은 역시 미소녀 건슈팅 게임인 '승리의 여신: 니케'의 초대박을 이끌었고, 이는 회사의 상장까지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서브컬처 장르의 원조이자 전세계 3대 게임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히트를 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시프트업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가 최근 공개한 '2024년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의 출시 후 누적 매출이 올 1월 기준 7억 달러(약 9240억원)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후 1조원 매출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거래소가 밝힌 지난해 3분기 기준 시프트업의 매출은 1228억원, 영업이익은 787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64.1%에 이르는 것으로, 상장 이후의 가치는 다른 산업군의 기대치를 당연히 뛰어넘는다고 할 수 있다.

국내 5대 게임사 등극은 시간문제

시장에서는 시프트업의 시장 가치를 최소 3조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이미 지난 2022년 상반기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고, 지난해 11월 위메이드가 중국 텐센트 계열사 에이스빌에 시프트업 지분을 매각할 당시 기업가치를 약 1조 9500억원으로 산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터무니없는 수치는 아니라 할 수 있다.

또 지난해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40조원에 달하는 투자 협약을 맺은 가운데, 게임사로는 유일하게 시프트업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의 기대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시프트업은 이미 2022년에 사우디 국부펀드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JP모간증권 서울지점 등 국내외 3개사가 공동 주관을 맡은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어지간한 빅딜이 아니면 한국투자와 NH투자처럼 국내 5대 증권사가 함께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시프트업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상장가 기준 시가총액이 24조원에 달했던 크래프톤은 NH투자와 함께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나섰다. 또 국내 게임사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하는 것은 넷마블(2017년), 크래프톤에 이어 역대 세번째이다.

최대주주는 김형태 대표를 포함해 9명으로 48.8%를 보유하고 있으며, 텐센트가 24%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성공적으로 상장을 했을 경우 김 대표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CVO,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과 마찬가지로 게임 주식 부호로 거듭나게 된다.


IPO 본격 돌입한 게임사 시프트업, 3조원의 시가총액 기대되는 이유는?
오는 4월 26일 PS5 독점으로 출시될 '스텔라 블레이드'

IPO 본격 돌입한 게임사 시프트업, 3조원의 시가총액 기대되는 이유는?

IPO 본격 돌입한 게임사 시프트업, 3조원의 시가총액 기대되는 이유는?


미래 성장도 자신 있다

시프트업이 시장의 예상대로 3조원 규모의 시총으로 상장했을 경우 단숨에 국내 5대 게임사로 진입하게 된다.

지난 8일 기준으로 크래프톤의 시총은 10조 7369억원, 넷마블 4조 9595억원, 엔씨소프트 4조 1339억이다. 뒤를 잇는 카카오게임즈가 1조 8995억원, 펄어비스 1조 8054억원을 감안하면 시프트업의 가치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시총은 2조 1007억엔(약 18조 8525억원)이다.

하지만 상장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등 과거와 현재의 지표를 살피지만, 상장 후 주가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빅히트를 친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크래프톤이 24조원의 규모로 상장한 후 최대 28조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차기작들이 매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며 2년만인 지난해 10월 최고가 대비 4분의 1 수준인 7조원까지 떨어진 후 다시 현재의 시총으로 회복한 것에도 잘 나타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시프트업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하이엔드급 게임 개발에 매진, 오는 4월 26일 차기 기대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PS5(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독점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폐허가 된 지구를 탈환하기 위해 미지의 괴물 네이티브와 전투를 하는 내용의 액션 RPG로, SIE(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직접 글로벌 유통을 담당할 정도로 AAA급의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 달리 북미와 일본, 유럽 등에선 콘솔 플랫폼의 게임 점유율이 여전히 가장 높기에 충분히 글로벌 빅히트를 노려볼 수 있고, 이는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스티니 차일드'부터 시작해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에서 보듯 시프트업은 자체 IP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다른 게임사와의 분명한 차별점이다. 이를 위해 포스텍과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회사에서 연구 개발을 하며 학점과 학기 이수가 인정되는 '오프 캠퍼스'를 구축했고, 카이스트와도 장단기 인턴십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등 국내 최고의 공과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우수한 인재 영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오픈 AI' 개발자 출신 김태훈 AI 랩스 팀장을 영입, 게임 AI 분야에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등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시장에서 큰 기대를 받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아직 예비심사 단계라 상장에 관해 언급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도 "'스텔라 블레이드'에 대해선 회사와 마찬가지로 시장과 유저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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