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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3-03-08 11:59 | 최종수정 2023-03-09 07:29


[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누가 배우 전도연(50)의 한계를 정하는 걸까.

"경계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것", "나는 누누이 할 수 있다고 했고, 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할 수 있고, 너무 자신이 있어요." 전도연이 한계를 거부하는 열연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는 중이다. 1990년 CF스타로 데뷔한 이후 칸의 여왕, 흥행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거머쥐며 끝을 모를 전성기를 계속해서 누리는 중. 국내에서의 화려한 커리어는 물론이고,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천명, 반백살 로코'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전도연은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양희승 극본, 유제원 연출)을 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일타 스캔들'은 입시지옥에 뒤늦게 입문한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여사장과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에서 별이 된 일타강사의 달콤쌉싸름한 스캔들을 그린 작품. 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도연은 극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남행선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최치열(정경호)과의 러브라인, 조카이자 딸인 남해이(노윤서)를 향한 모성애, 그리고 친구 김영주(이봉련)와의 케미스트리로 호평을 받아냈다.

전도연이 아닌 남행선을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지만, 오히려 그는 "지금이라도 캐스팅을 바꿔도 된다"며 마지막까지도 제작진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도연은 "밝은 작품이 들어온 것이 처음이었다. '굿 와이프'를 함께한 CP님이 대본을 주시며 '선배님이 이런 대본 줬다고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용기 내 드리겠습니다'하고 준 대본이었다. 다만, 내가 행선이의 텐션이 될 수 있을까 싶었고, 너무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해 거절했었다"고 고백했다.

오지랖이 한없이 넓은 데다, 민폐 캐릭터가 될까봐 걱정도 됐단다. 그러나 전도연은 결국 남행선을 응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도연은 "동의가 됐던 부분은, 자기가 살고 싶고 되고 싶은 인생을 포기하고 가족을 선택해서 살잖나.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긍정적으로 그녀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했다. 남행선은 그렇게 전도연의 옷을 입고 '억척'에서 '러블리'로 재탄생됐다. 전도연은 "작가님이 리딩을 하며 '행선이가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것 같다'고 하셔서 저는 '저 자체가 그런데 어쩌면 좋죠.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다른 분을 캐스팅하셔도 된다'고 했다"는 살 떨리는 농담을 전하기도.

그러나 지금의 남행선은 전도연 그 자체다. 전도연은 "지금의 남행선은 저와 비슷한 점이 엄청 많다. 제가 할 수 있는, 제가 느끼고 공감하는 것들에 대해서 행선이를 표현했기에 지금의 행선은 저와 비슷한 점이 많다. 단지, '얘는 왜 이렇게까지 이럴까요'하는 오지랖이 저보다 과한 면이 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행선이를 이해하니까 그것도 사랑스럽더라. 얘는 왜 쓸데없이 정의감에 불타서 그러나"라며 수줍게 웃었다.


[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고등학생들의 입시 전쟁을 한 줄기의 소재로 하다 보니, 2009년도에 출산을 했던 전도연의 '엄마'로서의 삶도 궁금해졌다. 전도연은 "제 딸은 제 분량을 빼고 '일타 스캔들'을 재밌게 보더라. 닭살이 돋고 오글거린단다. 오히려 학생들의 삼각 관계를 재미있게 보더라"며 "저는 남행선 같은 엄마에 가깝다. '길복순'은 또 저랑 제 딸의 이야기를 관찰하고 쓰신 서툰 엄마기도 하다. 엄마로서 뭔가 잘하고 싶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이 뭐를 해야 하고, 어디까지 간섭을 하고 참견해야 하는지가 진짜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이래도 되나'라는 것과, 이제 아이가 크면서 자아가 생기며 저는 솔직히 친구 같이 지낸다"고 고백했다. 어떤 것도 지원할 의향이 있지만, "네 인생은 너의 선택"이라는 것이 엄마 전도연의 소신. 그럼에도 "우리 딸이 이번에 성적이 올랐다"며 웃는 전도연은 영락없는 학부모였다.


[SC인터뷰] "왜 안돼?"..누가 전도연의 한계를 정하나(종합)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반백살의 로맨스 코미디'는 전도연이 새롭게 열어낸 장이다. 전도연은 "한 번도 (나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제 못하지 않아?'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알았다. '아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리고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가. 우리는 과연 다 나이에 맞는 삶을 살고 있나.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나이를 의식하며 살 필요는 없는 거잖나. 그렇기에 이 작품을 하면서 알았다. 저 스스로는 내가 더 못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은 안 했다. 오히려 이 작품을 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보고, 그러면 로코는 저에게 열려 있고, 앞으로도 10년 뒤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로코라고 생각한다"며 " 배우로서 나이를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제가 먼저 스스로, 혹은 누군가가 하더라도 그걸 깨면서 연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건강한 배우로서의 자세를 보여줬다.


차기작은 영화지만, 앞으로도 드라마로 인사하고 싶다는 전도연이다. "드라마로 많이 보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그러려고요"라며 웃은 전도연은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밝은 작품을 더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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