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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BIFF] "죽음 마저 극복하는 지독한 멜로"…'욘더' 이준익의 첫 OTT作, 韓 SF의 새 이정표(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0-07 15:51 | 최종수정 2022-10-07 15:55



[부산=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SF 멜로의 새로운 이정표가 이준익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김정훈·오승현 극본, 이준익 연출) 오픈토크가 열렸다. 이날 오픈토크에는 아내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 역의 신하균, 재현을 욘더의 세계로 이끄는 이후 역의 한지민, 미지의 공간 욘더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바이앤바이 운영자 세이렌 역의 이정은, 죽음을 과학으로 접근하는 뇌과학자 닥터K 역의 정진영, 그리고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아내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대극 거장 이준익 감독의 첫 SF 장르이자 첫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욘더'. 시대극에서 깊이 있는 성찰과 묵직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준익 감독의 철학적인 사유가 고스란히 묻어난 '욘더'는 삶과 죽음, 행복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담은 티빙의 야심작으로 부산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됐다.

특히 '욘더'는 거장 이준익 감독과 충무로 최고의 믿고 보는 배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이 최상의 케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명감독과 명배우가 만나 휴먼 멜로의 신세계를 연 '욘더'는 올해 부산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화제작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작품은 때가 있는 것 같다. 과거 원작을 영화화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박열' '사도'를 찍고 다시 돌아와 '욘더'를 쓰게 됐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좀 더 선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만들게 됐다"며 "최근 SF 장르의 해외 영화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럼에도 그 전에 소설로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내가 이 소설을 잘 못 건드려 작품을 훼손할까봐 덮었다가 11년이 흐른 뒤 다시 꺼내고 싶었다"고 연출 과정을 전했다.

그는 "안락사법은 2023년 정도에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다시 '욘더'를 꺼내게 됐는데 너무 생경하면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할 것이고 너무 차별화가 없으면 미래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관객이 이질감보다 신선함을 느낀 것 같다. 잘 찾아낸 것 같다. 10년 후 근미래 SF가 미술, 촬영, 소품 등 다양한 미술적인 부분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대 사회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하는 시대가 되는 것 같다. '욘더'는 VR 메타버스 공간의 은유가 있다. '욘더'를 찬찬히 찾아가면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욘더'로 가는 길이다"고 설명했다.


신하균은 2003년 방영된 MBC 드라마 '좋은사람' 이후 20여년 만에 만난 한지민에 대해 "여전히 예쁘고 아름답다. 달라진 부분은 이번에 굉장히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 과거에는 말수가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한지민은 "어렸을 때는 연기를 너무 몰라 당황스러운 것 투성이었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신하균 선배가 계속 떠올랐다. 부족한 나와 연기하느라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았다. 사과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사과하는 기회가 됐다. 사과를 한 뒤 아주 새로운 사람처럼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 신하균 선배는 과묵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농담이나 개그를 좋아한다. 방송에서 원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정은은 "이런 장르가 처음이었다. 내가 말한 것을 표현해야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믿는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연기했고 보이지 않는 것도 믿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은 "죽음은 인간에게 굉장히 큰 문제다. 그래서 종교도 만들고 죽음을 해석하고 싶은 욕구가 인간에게 다 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죽음을 해석하는 것 이상으로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죽을 것이고 모든 생명체는 끝이 있다. 그러나 그걸 이겨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 고민이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될 것 같다"고 의미를 더했다.

그는 "학교에서 연기를 처음 배울 때는 연기 분석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감정 앞에서 솔직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철학적 명제를 마구 날리는 시리즈는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죽음 마저도 극복하고 싶은 지독한 멜로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감정을 따라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욘더'는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등이 출연했고 '왕의 남자'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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