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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스토리텔러 신연식(46) 감독이 명징하게 직조한 이야기로 5년 만에 컴백했다.
특히 신연식 감독은 '페어 러브'에 이어 안성기와 재회, '연기 퀸' 서현진과 첫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변호사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카시오페아'의 주인공 수진(서현진)의 리얼리티를 위해 구체적인 법률 개념부터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책과 논문, 영상 및 취재를 통해 캐릭터를 구축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였고 이와 더불어 서현진의 명품 연기가 가미돼 역대급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주제와 라인 안에서 다층적인 의미가 담긴 영화로 6월 극장 존재감을 드러낼 '카시오페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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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알츠하이머 환우들에게 이 작품이 상처가 될까 고민이 됐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서현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다. 자칫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묘사나 표현이 될까 걱정하면서 연출했다. 물론 우리가 실수를 안 할 수 있다는 100% 확신은 없었다. 다만 신경을 바짝 차려 촬영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다행히 실제 알츠하이머 환우와 가족들이 시사를 통해 영화를 봤는데 그분들이 '위로가 됐다'라는 평을 해줬다. 영화를 만든 사람에서는 그것만큼 큰 힘이 된 평가는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많은 위로가 됐다"고 답했다.
신파에 대한 우려도 솔직했다. 신연식 감독은 "이 영화는 간결한 형식의 문장으로 채우고 싶었다. 신파를 걱정하지 않았다. 많은 것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집 안에서 부녀의 현실적인 동선을 통해 관계에 대한 다양한 레이어가 성립되길 바랐다. 다만 서현진이 (신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본인은 안 울려고 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몰입하다 보면 눈물을 많이 흘리기도 했다. 관객이 울기도 전 배우가 먼저 울어버려 걱정을 좀 하긴 했다"며 "의식적으로 신파를 피하려, 혹은 계산해서 만든 작품은 아니다. 정말 위험한 짓인 것 같다. 숨을 곳이 없는 작품이지 않나? 그럼에도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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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성기 선배는 정확하고 간결한 사람이다. 오랜만에 안성기 선배와 작품을 했는데, 어떤 의미로는 안성기 선배가 많은 걸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더 느끼게 됐다. 안성기 선배의 속마음까지 묻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느낀 부분은 오랜 세월 커리어가 쌓이고 많은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우리 작품 안에서는 자유로워 보였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서현진에 대해서는 "서현진이 출연한 작품을 보면서 너무 좋은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다. 서현진이 가지고 있는 쓸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길 바랐다. '카시오페아'에서 안성기 선배 품에 안겼을 때 딸처럼, 아기처럼 보이길 바랐다. 서현진은 늘 커리어우먼처럼 보이는 이미지이지 않나?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 안성기 선배에게 아기처럼 보이는 배우였다. 정말 잘할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열심히 잘한 배우였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훌륭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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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트리플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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